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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천안함-비핵화, 투트랙으로 동시에 다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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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천안함-비핵화, 투트랙으로 동시에 다뤄야"

"유엔 안보리 대응, 한국이 결정하면 지지하겠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천안함 침몰 사고와 북한 비핵화 문제를 '투트랙'으로 동시에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26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침몰이라는 즉각적인 위기에 강력하면서도 신중히 선택된(measured) 대응책이 필요하다"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북한 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 등 장기적 차원에서 북한이 방향을 전환토록 하는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우리는 그러한 두 가지 트랙의 일을 동시에 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것(We have to work on both of those tracks simultaneously and that's what we are attempting to do)"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입장이 '선(先) 천안함 해결 후(後) 6자회담 재개'라는 기존의 언론 보도와 거리가 있다. 미국이 24~25일 중국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이 사안들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확인한 후 '동시 해결' 쪽으로 방향을 조정했음을 보여준다. 두 문제를 분리 병행해야 한다는 것은 중국의 확고한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한국과 '천안함 공조'를 하면서도 동시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타진을 한 후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회담 재개 수순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추가 양자접촉 → 6자 예비회담 → 6자 본회담'이라는 중국의 '3단계 제안'이 유력시된다.

안보리 회부 문제도 '선언적' 지지만

한미 외교장관 회담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던 천안함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문제에 대해 클린턴 장관은 구체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안보리에서 새로운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노력하겠다'거나 '결의안 초안을 한미가 공동을 작성하겠다' 등의 말 대신 '한국이 결정하면 지지하겠다'는 태도였다.

클린턴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천안함 사건을 "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도발"로 규정하고 "국제사회는 거기에 대응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유엔 안보리 행동 방침을 계획하는데 있어 한국과 협력할 것이다(We will be working together to chart a course of action in UNSC)"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에도 "미국은 한국의 안보리 대응에 대한 시점, 내용, 접근법에 대해 지지할 것"이라고 말았다. 그러나 그 선을 넘지 않았다.

천안함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에 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그간 다소 모호했다. 처음에는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추구한다고 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는 기존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추진한다는 다소 후퇴한 계획이 나왔다. 현실적으로는 의장성명 정도나 가능하다는 얘기도 들렸고, 미국도 결의안 회부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말도 있었다.

박선원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아직 안보리 결의안의 초안을 (한미가) 공동으로 작성하는 문제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미국 관리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클린턴 장관이 이처럼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은 결의안 회부를 부담스러워하는 미국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대북 결의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미국이 결의안을 밀어붙이면 외교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안보리에서 '한국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말에만 머물 뿐 한국이 바라는 만큼의 능동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명환 장관도 미국의 기류를 포착한 듯 구체적인 말을 삼갔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사건이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유 장관은 "우리가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은 물론 안보리 상임이사국, 비상임이사국 등과 긴밀히 양자적인 조치를 통해 협조를 해 나감으로써 우리가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비판 및 이명박 정부 지지 발언은 '최상급'

이처럼 회담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포인트에 대해서는 한국의 기대에 못 미친 클린턴 장관이었지만, 북한을 비판하고 이명박 정부를 추켜세우는 발언은 아낌이 없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호전성과 도발에 눈감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 어려운 시기에 한국과 함께 하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단호하고 인내심 있으며 사려 깊은 방법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대응책을 마련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국제적이고 독립적이었던 사고 조사는 객관적이었다. 증거는 압도적이었고, 결론을 부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북한과 북한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추가적인 대응 조치들과 권한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북한은 도발과 이웃나라에 대한 호전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취한 대응 조치들은 신중하고 적절한 조치들로서 미국은 이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천안함 사건의 접근 방향으로 첫번째 국제사회를 통해 적절히 대응해야 하며 두번째는 긴장 고조를 예방하고 더 큰 갈등으로 나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는 옳은 접근이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클린턴 장관은 "한국과 미국은 합동 군사 훈련을 계획하고 있으며 한국군과 미국군은 추가적인 강화 조치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자 차원의 대응과 미국의 독자적인 조치는 알려진 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클린턴 장관은 "중국도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의 우려사항을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며 "한국과 미국이 천안함 보고서를 중국에 검토하라고 했는데,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 희망하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희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명환 장관 "중국·러시아, 사실 외면 못할 것"

유명환 장관은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건을 대응하는데 있어 긴밀히 한 치의 불일치도 없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미국은 나름대로 여러 가지 양자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어 "앞으로 북한의 반응 여하에 따라 여러 가지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6자회담 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 복귀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진실한 비핵화 의지를 가지고 회담에 돌아와서 진실한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천안함 사태가 북한 비핵화 조치가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사실은 외면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며 "인내력을 가지고 이 문제를 아주 구체적으로 협조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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