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청와대에서 만났다. 이날 오후, 당초 예정보다 20분 늘어난 50분 동안 이뤄진 접견에서 클린턴 장관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클린턴 장관은 "천안함 관련 담화를 통해 이 대통령이 신중하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며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를 계속 완벽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대해 확고하고 분명한 (clear and unmistakable)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동관 "'함께 中 설득하자'는 인식을 모았다"
특히 이동관 수석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은 "함께 중국을 설득해 나가자, 앞으로 중국도 상황을 이해하고 실체적 진실에 대한 그림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본다"는 데 인식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역 문제는 물론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유치 등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데 대해 개인적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 발생 직후 미국 정부가 즉각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혀 준 것에 대해 온 국민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자회담의 진전에 앞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북한 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선(先) 북핵포기-후(後) 6자회담이라는 대북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동관 수석은 이에 대해 "결국 북한이 변해야 하고, 변할 것이라는 이야기"라며 "단기적인 대응이 아니라 긴 호흡을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장관은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견해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클린턴 장관은 "이 대통령이 단기적 대응 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변화도 염두에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균형 있고 신중한 대응을 하고 있는 데 대해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접견에 우리 측에서는 유명환 외교부장관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이, 미국 측에서는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제프리 베이더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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