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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투성이 천안함 발표, '육하원칙'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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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투성이 천안함 발표, '육하원칙'은 어디에?"

천안함 조사 결과 토론회…"대통령 담화에 평화는 없었다"

"정부가 책임있게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을 밝히려 했다면 적어도 '육하원칙'에 따라 이야기를 해줬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났느냐부터 시작해 많은 문제를 공개하지 않았고 국민들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지난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사건을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발표한 데 이어 정부는 24일 △대북 심리전 재개 △남측 해역에서 북한 선박 운항 금지 등 강경한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 발표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24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민군합동조사단 발표의 허점을 지적하는 한편 동시간대에 발표된 정부의 대북 강경 조치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어뢰? 천안함에는 폭발의 흔적이 전혀 없다"

합동조사단 조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만약 정부 발표대로 버블제트를 일으킬 폭발력을 가진 폭탄이 배의 하부에서 터졌다면 버블제트가 생기기도 전에 배 밑바닥에 무수한 파편으로 구멍이 나야 한다"며 "그러나 천안함의 밑바닥에는 말려 들어간 흔적만 있지 터진 흔적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신상철 대표는 "큰 폭발이 배를 반토막 냈는데 절단면 부근 시신이 왜 이렇게 깨끗한가"라며 "또 사고 당시가 최저조시간인만큼 그정도 폭발이 있으면 까나리 어장에 수많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서 며칠간 까나리 사체들이 조류에 따라 왔다갔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한 폭발이 있었다면 그에 해당하는 현상이 눈에 보여야 한다. 그러나 천안함에는 파손, 파공, 그을음 등 폭발의 흔적이 전혀 없다"면서 "폭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어뢰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어뢰의 타당성, 부식 등에 대한 여러 검증 결과와는 별개로, 폭발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어떻게 북한이 천안함의 이동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는지, 그런 능력에 대한 설명도 없다"며 "기존에 북한의 감시 정보 능력을 귀머거리· 장님 수준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작전하기도 힘든 지역에 천안함 경로를 파악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24일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어뢰'는 나왔는데 맞은 배 없는 격…'어뢰 미스테리'"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어뢰가 나왔다는 사실은 믿을 수밖에 없지만 앞뒤가 안 맞는 상황에 우리는 오리무중에 빠졌다"라며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도 '만약 버블제트 물기둥이 100m 발생했다면 배가 문드러지다시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알 길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해난사고 전문가인 이종인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상 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조사단이 내놓은 어뢰 수거물의 부식상태는 단지 두달 만에 생긴 것이라고는 도저히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바닷물에 10년 가량 빠져있었던 배의 닻과 탄환, 포탄 등을 봤던 경험에 비추어 어뢰 수거물의 부식상태는 두달보다 훨씬 오래되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뢰와 같은 종류의 금속을 가지고 실험을 해볼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특수알루미늄(두랄루민), 일반알루미늄, 일반알루미늄과 강철이 붙어있는 금속 등 세 종류의 금속을 두 달간 바닷물 안의 뻘에다 묻어놓고 그 이후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욱식 대표는 토론회에서 "정부는 북한의 어뢰 수출용 책자에 나온 것과 이번에 발견된 어뢰가 동일하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그 책자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발표 당시 슬라이드 영상에 나온 것은 원본 영상이 아니라 합조단에서 다시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수출용 팜플릿에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상세한 설계도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팜플릿이 공개하는 것이 정부 발표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력 충돌 나면 최대 피해자는 보통사람"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각 부처가 발표한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태호 처장은 "정부 조치의 적정성은 차치하고서라도 정부가 선거 끝나고 여야간 검증 내용을 합의해 초당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는데 국민적 합의와 초당적 합의를 거친 결과가 아니라 매우 위태롭게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욱식 대표는 "오늘 대통령 담화는 실망스럽다. 비극적인 사고와 대처과정에서 부실한 대응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음에도 일언반구 사과의 뜻을 표현하지 않았고 문책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말로는 군사적 대결이 아닌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것이라 하면서도 정부의 대응 발표 중 그런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방부 발표 내용을 보니 해상 교통로 차단에 북한이 불응한다면 우리 해군이 북한 선박에 물리적으로 퇴거 조치를 하게 되어 있다"며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나 남한의 해군 함정과 북한의 민간 상선이 충돌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고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는 우려스러운 대응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상호 불신과 보복심리, 군사적 준비태세, 교전 수칙의 수정 등이 맞물리면서 무력충돌의 위험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남북한 사이의 무력 충돌의 최대 피해자는 보통사람일 수밖에 없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주도하는 위험천만한 안보담론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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