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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천안함 발표 맞춰 '北風 프로그램' 제작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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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천안함 발표 맞춰 '北風 프로그램' 제작 지시

KBS 새 노조 "뜬금없이 '서해교전' 프로그램 제작하라니"

한국방송(KBS) 경영진이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북풍 바람잡이용 천안함 특집 방송을 당장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언론노조 KBS 본부에 따르면, 사측은 오는 20일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맞춰 교양제작국과 기획제작국에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특히 교양제작국에는 '서해교전'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오는 23일 밤 방송하라는 지시를 내려 제작진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 새 노조)는 18일 성명을 내 "천안함 사건 발표 시점에 맞춰 서해교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지시에 제작진은 경악하고 있다"며 "이제 아예 벌거벗고 관권선거와 북풍 조성에 앞장서자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번 지시에는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S 새 노조는 "이 시점에 왜 갑자기 서해교전인가"라며 "천안함 사건 역시 북한의 공격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해 며칠 후 있을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유리한 결과를 안겨 주겠다는 의도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KBS 사측은 기획제작국에는 <심야토론>에서 천안함 사건을 정리하는 스튜디오 종합토론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KBS 새 노조는 "군당국의 발표가 진실이라는 전제 하에 안보의식을 강요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측의 지난 행적을 볼 때 이 프로그램에서 천안함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과 정부의 책임을 준엄히 묻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상상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할 대로 상실한 군의 발표에 맞춰 제작진들조차 어이없어 하는 프로그램을 급조하겠다는 것은 KBS가 정권의 충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정 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으면 사장과 임원들이 직접 찍고 편집해 만들어라. 그리고 자막에 그 자랑스런 이름들을 새겨 넣어라"고 비판했다.

제작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한 PD는 "임원들이 천안함 프로그램 제작을 두고 편성회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회의가 끝나면 제작 방향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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