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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노동당 13년 집권 막 내려…보수당 과반 못 미친 제1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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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노동당 13년 집권 막 내려…보수당 과반 못 미친 제1당

자유민주당 바람 '찻잔 속 태풍'…영·불·독·이 '보수당 시대'

영국의 보수당이 6일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노동당을 누르고 제1당에 올랐다. 그러나 보수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군소 정당과의 연정이나 '소수당 정부' 형태로 국정을 운영해야 할 상황이다.

영국에서는 1974년 이후 처음으로 절대 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Hung Parliament. 불안하게 매달려 있다는 뜻)가 탄생하게 됐다.

1997년부터 계속된 노동당 13년 집권 시대는 막을 내렸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 이어 영국도 보수 정당이 정권을 차지하게 됐다.

이날 오후 1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7일 오전 6시) 투표가 끝난 직후 발표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 예상 의석수는 보수당 305석, 노동당 255석, 자유민주당 61석, 기타 29석으로 집계됐다.

보수당은 기존 210석에서 95석을 늘려 원내 다수당에 오른 반면, 노동당은 기존 349석에서 94석이 줄어 제2당으로 전락했다.

닉 클레그 당수의 인기에 힘입어 약진이 예상됐던 자유민주당은 기존의 62석에서 오히려 1석이 줄어 '클레그 돌풍'은 찻잔속의 태풍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자유민주당은 선거구별로 단순 다수 득표자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보수당-노동당이라는 영국 고유의 양당 체제가 다당 체제로 바뀔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은 빗나갔다.

▲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한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가 부인과 함께 투표 후 포즈를 취했다. ⓒ로이터=뉴시스

영국 의회의 전체 의석수는 650석으로 과반을 차지하려면 326석이 필요하다.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이 획득한 의석을 합해도 316석으로 과반에 10석 모자라기 때문에 두 당이 연정을 통해 정권을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한 영국은 총선 결과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출현하지 못할 경우 일단 총리에게 연정 추진 권한을 주는 관례가 있다. 그러나 노동당이 다른 당을 끌어 들여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게 확실시되고, 고든 브라운 현 총리가 사임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노동당 주도의 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보수당은 과반에서 21석 부족한 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자민당과 연정을 구성하거나 북아일랜드 신교 연합 정당의 협조를 받아 소수당 내각으로 의회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는 곧 승리를 선언한 뒤 브라운 총리의 사퇴를 압박하는 동시에 연정이냐 소수당 정부냐를 두고 고심할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노동당은 장기 집권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침체 때문에 민심을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2007년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중도 사임으로 총리직을 계승한 브라운 현 총리는 금융위기 때 은행 국유화 등을 주도하며 한때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경기 회복세를 이끌지는 못했다. 또한 하원 의원들의 주택수당 남용 스캔들, 유세 과정에서 유권자를 모독한 발언 등으로 자멸했다.

노동당은 지난 1997년 토니 블레어가 바람을 일으키며 압승을 거둬 대처-메이저로 이어지던 보수당 시대를 마감했다. 이후 2001년, 2005년 선거에서도 잇따라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보수당은 정부 재정 적자를 우려하는 여론에 힘입어 의석을 늘릴 수 있었고, 정국 불안을 우려하는 부동층이 막판 보수당으로 쏠려 1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영국 언론들이 '20년 만에 가장 어려운 선거'라고 평가한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잠정 투표율이 지난 2001년의 59.4%, 2005년의 61.4%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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