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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보내다 손목도 버린 소녀…당신도 '문자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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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보내다 손목도 버린 소녀…당신도 '문자 중독'

[최진봉의 뷰파인더] 휴대전화 문자,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미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미국 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국에 거주하는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청소년 800명에게 전화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청소년 3명 중 2명이 휴대전화 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10대 청소년 3명 중 1명은 휴대전화로 하루에 100개 이상, 한 달에 약 3000개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특히 이들 중 15퍼센트는 매일 200건 이상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청소년에게 휴대전화는 통화보다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단말기에 가까운 셈.

문자 메시지에 '푹 빠진' 청소년이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부터다. 현재 미국 청소년 인구 중 75퍼센트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고, 이들 중 87퍼센트가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매일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는 청소년의 빈도가 2008년 2월 조사에서는 38퍼센트에 그치던 것이 2009년 9월 조사에서는 54퍼센트로 크게 증가했다. 이번 미국 청소년들의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 이용 실태 조사결 과는 성별과 나이에 따라 차이를 보였는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를 약 3배 이상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학생 중에는 나이가 많을수록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에서 실시한 비슷한 설문조사에서도 한국 청소년 10명 중 8명이 통화보다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기 위해 휴대전화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이제 10대 청소년에게 휴대전화는 더 이상 통화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매일 경험하는 사소한 일을 친구와 공유하고 이를 기록하기 위한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음란 문자, 팔목 터널 증후군, 운전 중 문자…

하지만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청소년들의 삶에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노출시켰다. 지난 3월 미국 방송 ABC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문자 메시지를 하루 평균 100건 이상 보내던 시카고에 사는 한 여학생이 팔목 터널 증후군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ABC의 보도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이용해 하루 100건 이상의 문자 메세지를 친구들에게 보내던 애니 레비츠 양은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의 과다사용으로 손에 통증이 느껴지고, 손의 감각이 거의 없어지더니, 급기야 물건을 들기가 힘들 정도로 근육이 파손돼 결국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수술을 받고 난 후에도 레비츠 양은 손에 버팀대를 착용한채 휴대전화로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등 휴대전화를 이용한 문자 보내기를 멈추질 못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가 청소년들이 성적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전송하는데 사용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섹스(Sex)와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를 뜻하는 텍스팅(Texting)의 합성어인 섹스팅(Sexting)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는데, 이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성적인 내용의 문자나 음성 메세지 또는 야한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제작해서 유통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번 퓨 리서치 조사에서 미국 청소년들의 15퍼센트가 음란성이 짙은 누드 사진이나 누드에 가까운 사진을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를 통해 친구들로부터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한국 형사정책 연구원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0퍼센트가 휴대전화로 섹스팅을 해봤다고 응답했다.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가 미국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운전 중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 이용으로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8세에 정식 운전 면허를 발급받기 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6세 또는 17세부터 부모의 지도하에 운전허가증을 받아 차를 운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퓨 리서치 조사에서 16세와 17세 응답자 3명 중 한 명이 운전 중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고 응답해 충격을 주었다. 미국에서는 실제로 10대 청소년들이 운전 중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려다가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청소년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일상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버렸지만 청소년들과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치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한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가 청소년들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청소년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의 부작용과 이를 유용하게 이용하는 방법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 휴대전화와 잠시라도 떨어지면 불안해 하는 등 중독 증세를 보이는 청소년에게는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만큼은 일시적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멈추게 하는 습관을 들이는 등 올바른 휴대전화 사용 문화를 정착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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