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사태 '긴장 고조' …"김재철은 'VIP' 뜻대로"

김재철 '업무복귀' 통보 …이근행 노조위원장 '무기한 단식' 돌입

문화방송(MBC) 파업 사태가 4주 차에 접어들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26일 "27일 오전 9시까지 복귀하라"는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다.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26일 낮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김재철 "27일 오전 9시까지 업무복귀 하라"

김재철 사장은 이날 오전 9시 사내게시판에 '불법 파업 참가자들에게 호소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27일 화요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길 바란다"며 "불법 집단행동이 계속된다면 주도자는 물론 참가자에 대해서도 회사는 법과 사규를 엄중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사장이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네번째지만 그간 김 사장은 업무 복귀 시점을 특정하지 않아왔다. MBC 사측은 MBC 노조 집행부 등에 대해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민·형사상 고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업무 복귀 명령은 그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는 "사장과 부사장에 대한 출근저지는 심각한 업무 방해로 위법이 중하다", "불법 집단행동은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렵다"면서 "회사는 물리력에 굴복해 원칙에 어긋나는 타협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사측은 이날 노조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김 사장은 MBC 사옥 인근의 구 경영센터 건물 8층에 자신과 황희만 부사장이 사용할 사무실을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근행 본부장은 이날 특보에 낸 '위원장의 편지'에서 "'눈이 올 때까지' 버틸 아지트를 마련한 셈"이라며 "참 나쁜 사람이다. 회사야 망가지든 말든 개의치 않겠다는, 어떻게 해서든 권력의 눈 밖에 나지 않겠다는 참으로 후안무치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근행 "무기한 단식"…"김재철 'VIP 뜻대로 할 수밖에 없다'더라"

이에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1층 민주의 터에서 열린 파업 집회에서 "김재철 사장을 향해 지금 MBC가 파업 투쟁을 하는 이유를 수없이 반복해 이야기했고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며 "단식을 통해 총파업 투쟁 2단계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런 현실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단식을 통해 몸으로 굶고 말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당하게 이 싸움에 이겨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MBC 노조는 이날 특보에서 김재철 사장의 고향 경남 사천에서 김 사장의 초등학교 후배라는 지인과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배는 "MB 정권이 들어선 이후, 김 사장은 '나는 개인의 몸이 아니고, 말하고 싶은 것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VIP의 생각과 지시에 따라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얘기하는 걸 직접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김재철 선배가 총선 준비한다는 건 지역에서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면서 "총선 출마를 위해 천천 산악회나 가산오광대 후원회, 사천시민 참여연대 등 사실상의 사조직도 여러 개 두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