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이 사람이 더 나쁜 사람이다"
아침 8시에 방송하는 <MBN 오늘>은 이날 시사평론가 이봉규 씨와 함께 정치·이슈를 짚어보는 '정가 브리핑' 코너를 진행하면서 대검찰청이 '향응·접대' 의혹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다뤘다.
이봉규 씨가 "경륜, 인륜을 쌓기 전에 시험을 통과한 기수별로, 선후배로 연결되는 것이 비리를 양산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라고 짚자 박종진 앵커가 "물론 검찰이 잘못했죠"라고 말을 받았다.
그러나 박 앵커는 상당히 격앙된 어조로 "검찰이 잘못했죠. 얻어먹은 것 잘못했습니다. 향응 받고요. 그런데 사준 그 사람이 더 괘씸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이 씨도 "자기가 20여 년간을 향응하고 그 대가로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 아닙니까"라고 맞장구를 쳤다.
박 앵커는 "온갖 이권에 개입하고. 인사까지 개입하고 경찰 인사니 다 개입하고 그 지역 왕처럼 행사했다고 한다"며 "검찰이나 법조를 등에 업고 온갖 나쁜 것을 다한 거 아닌가. 그리고 술 샀다고 이야기했다. 사실은 이 사람이 더 나쁜 사람이다"라고 성토했다.
이에 이 씨가 "더 나쁜 사람이죠"라고 받자 그는 "국민의 칼이 검찰에 가 있지만, 물론 검찰 잘못했죠. 하지만 이사람이 더 잘못했단 말이죠"라고 재차 강조했다.
▲ <MBN 오늘> 방송 화면. ⓒMBN |
"검찰 대응 잘했다"
이어서 두 사람의 대담은 검찰의 사후 대책이 발빠르게 진행됐다며 검찰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전개됐다.
이봉규 씨는 "이번에 검찰이 발빠르게 대응했다. 조금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일단은 국민의 신뢰를 잃기는 했으나 검찰은 감찰 결과 확인되면 엄중한 조치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불필요한 의혹 확산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박 앵커는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발빠르게 대응했다'"면서 검찰의 입장을 재차 확인한 뒤 "일단 반성하고 회개하고 스스로 잘못했다고 하면 국민의 화는 수그러든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번 자세는 좋았다. 사후 수습은 빠르고 방향은 옳았다"고 재차 말했고 박 앵커도 "잘못했으면 빨리 잘못했다고 빌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좀 낫습니다"라고 말하고 프로그램을 마쳤다.
박종진 앵커는 2008년 총선을 앞두고 그해 2월 초 회사에 사표를 내고 한나라당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박 앵커는 공천에 탈락한 이후 MBN의 양해를 얻어 회사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 보도 물타기 수법이 바로 제보자 흠집내기"
이날 방송은 트위터 등에서 회자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어이가 없더군요. 막 흥분하면서 제보자 욕하더니 검찰의 후속 조치가 잘 됐다는 마무리"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개념을 집에 두고 오신거 같은데 그 진행자 누구냐"고 공감을 표시했다.
노종면 전 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관공서나 기업에서 비리 취재하는 언론사 로비할 때 즐겨 쓰는 수법이 '제보자 흠집내기'"라며 "1차로 보도를 막기 위해, 못 막아도 비리 보도 물타기 위해 제보자 흠집내고 부각시킨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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