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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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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

[우수근의 '아시아 워치']<67> "그럴 줄 알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았다는 검찰의 기소에 대해 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한 총리'사태'를 중국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단 중국의 언론 보도는 어떨까? 중국의 CCTV나 주요 신문매체 등은 외국의 국내 정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한 총리 사태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을 보여 왔다. 한명숙 총리가 뇌물수수 건에 연루되어 기소되었다는 사실 보도와 더불어 한명숙 총리 개인에 대한 이미지 및 이번 기소를 둘러싼 배경 등에 대해서도 빠트리지 않고 보도해 온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을 지닌 중국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사태의 귀결을 기다려 왔는데, 한국 법원의 무죄 판결을 접하며 대체로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사태는, 비록 국제관계 사안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화두가 되어 왔다. 이들의 견해는 "한 개인의 부정부패 사안이라기보다는 정치역학적 사안"이라는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반적으로 일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에 대해 상하이 지역의 한반도 전문가 원모 교수는 "전 정권을 흠집내려다가 자신의 흠만 더하게 되었다"고 평가했고, 리모 교수는"명백한 정치투쟁"이라는 성격 규정과 더불어 "결과적으로 한 전 총리 측의 위상만 올려주게 되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민족의 후예인 중국의 조선족들 역시 이 사태에 대해 큰 관심을 지닌 채 예의주시해 왔다. "지금의 한국 정부는 어이하여 계속 뒤로 가려고만 하는가"라는 마음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다가 무죄 소식을 접하며 "결국 한국의 현 정부에 또다시 실망하게 되었다", "현 정권은 스스로에 대해 그다지도 자신감이 없는가…"라며 혀를 끌끌 차기도 하였다.

한편, 이들을 접하는 가운데 필자는 너무나도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 중국인들 말마따나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한국호'를 퇴보시키려 하는지….

이명박 정부는 국가 브랜드, 국격 등을 내세우며 세계 속의 코리아, 글로벌 코리아를 지향하자고 소리높이 외치고 있다. 현 정부의 이와 같은 방향설정에는, 이미 15년 이상을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감히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과 더불어 마음속 깊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현 정권의 행동이 종종 정반대를 치닫기도 하여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속의 코리아, 즉 세계로 나아가는 가운데 세계로부터 주목 받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사고와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로 나아가 '존경'받기보다는 '비하'받는 가운데 그 동안 갈고 닦아온 국가 브랜드도 저하되는 역효과를 면치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현 정권에 대해 이번 사태를 한번 곰곰히 되돌아 보도록 청하고 싶다.

글로벌 코리아, 즉, "국제 사회를 의식하며 행동하자!"고는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의 사고는 '국내적 사안이니까….'하는 안일함 속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지, 또한 세계 속으로 당당히 나아가자면서도 그 자신의 행동은 편협한 국내 정쟁적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울러 세계 속의 코리아로 당당히 성장한 우리 대한민국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뻔히 속보이는"사고와 "되지도 않을" 행동으로 정권 스스로가 우리의 국격을 떨어트리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원컨대, 이번 한명숙 총리 사태는 이명박 정부로 하여금,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국품을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스스로의 사고와 행동이 그에 걸 맞아야 함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교훈이 되었기를 바란다. 이제는 국내 사안이라도 국제 사회의 당당한 주요국으로 부상한 우리의 위상을 고려하는 가운데 국제 사회에 부끄럽지 않도록 사고하고 행동함으로써, 그 동안 심혈을 다해 추진해 온 글로벌 코리아를 정부 스스로가 '어글리 코리아'로 전락시키지 않도록, 이제는 제발 이 정도쯤에서 화들짝! 정신차리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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