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남문 광장에서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1000여 명(노조 추산)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김추자 씨의 노래 '거짓말이야'에 "입만 열면 거짓말, 천막에서 거짓말", "김재철은 물러가라, 굿바이 김재철 굿모닝 MBC" 등의 구호를 넣어 김재철 MBC 사장을 비꼬기도 했다.
"우리 싸움은 이명박 정권의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우리의 싸움은 황희만(MBC 부사장)이나 김재철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싸움은 'MBC를 지속적으로 손보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이명박 정권의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며 "청와대는 '김재철-황희만-전영배(MBC 기획조정실장)' 삼각편대로 MBC를 완벽하게 통제할 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어떤 신입조합원은 1년만에 네 번째 파업이라며 10년차나 1년차나 파업 경력은 똑같다고 한다. 집행부는 파업으로 국민의 방송인 MBC가 불가피하게 입을 상처까지 고려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노조가 죽고, MBC가 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은 넥타이를 매고 상복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은 황성철 수석부위원장은 "오늘이 김재철의 제삿날이기 때문에 조문 복장으로 섰다. 공영방송 수장으로 역할 다하지 못하고 '낙하산 좌빨 청소부' 사장을 자임하는 김재철은 살아도 산 사람이 아니다"라며 "더이상 우리는 물러설 데가 없다. 죽느냐 사느냐 생사를 걸어 MBC의 정체성을 지켜야할 때"라고 말했다.
황성철 부위원장은 "지역 MBC는 지역의 가치, 국민의 절반이 살고 있는 지역성을 담보하고 있다"며 "김재철 사장은 이러한 지역 MBC의 존재 가치 무시하고 일방 통폐합 추진하고 있다. 지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광역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또다시 MBC 조합원들이 다시 투쟁의 맨 선두에 서게 되어 한편으로는 정말 가슴 아프고 죄송한 마음도 든다"면서 "앞으로 KBS, SBS, YTN을 필두로 여러분과 함께 'MBC 사수, 공영방송 사수, 방송 독립'을 위해 아침 이슬을 부를 동지를 모을 것이다. 이곳이 바로 이명박 정권이 무너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 7일 파업 출정식에서 MBC 조합원들이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스 |
"지역에서 4년간 사장 노릇했다는 사람이 '막무가내 통폐합' 추진하나"
이날 파업 출정식에서는 김재철 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방적인 지역 MBC 통폐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김 사장이 '지역 MBC 통폐합 시범사례'로 통폐합을 추지나고 있는 진주와 마산 MBC의 조합원들이 대거 상경했다.
김재철 사장이 MBC 사장에 취임하기 전 지역사 사장으로 있었던 청주 MBC의 박찬민 지부장은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처럼 집안이 펴나가야 모든 일이 잘 되는데 김재철 사장이 사장으로 오면서부터 MBC의 가정이 파괴되고 있다"며 "MBC 사원 갈등 조장하는 무책임한 가장을 수장으로 모셔야하는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김 사장이 역시 지역사 사장으로 있었던 울산 MBC의 김영기 지부장은 "김재철 사장이 떠나고 그 다다음(次次期) 사장이 황희만이었다. 울산 지부의 이름으로 전국 조합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어쨌든 이번 파업은 단순하다. MBC를 지키고 노조를 지키고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순용 목포MBC 지부장은 "지역에서 4년간 사장 노릇했다는 사람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역사 통합한다고 한다"며 "김 사장은 지역MBC 경영평가에서 'C'를 받고 서울 MBC에 입성했다. 지역 지부 조합원 어느 누구도 김재철 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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