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 전원 "김우룡 이사장 유지 부적절" 사퇴 촉구

"김우룡 해명 불충분…조속히 스스로 진퇴 문제 결정하라"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김우룡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19일 임시 이사회 결과 "<신동아> 발언 사태로 김 이사장이 이사장 직위를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이사장이 조속히 스스로의 진퇴 문제를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이사회가 모여서 이 문제를 공식 안건을 상정해 재론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방문진 이사 전원이 김우룡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

김우룡 "기억나지 않는다" 해명…"진퇴 결정 안 하면 사퇴시킬 것"

이날 방문진 이사들은 오후 2시부터 이사회를 열어 김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에 관한 해명을 듣고 3시 30분께 김 이사장을 퇴장시키고 이사장의 거취를 논의했다. 김 이사장은 '발언의 내용은 진실이 아니며 상당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을 했다면 부정확하다' 등의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차기환 이사는 "각 이사 간 세부적인 의견 차이는 있으나 상당수 이사가 김 이사장의 해명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진퇴 문제를 결정할 시한은 정하지 않았으나 조속히 판단하길 기대한다고 했으니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3시 30분께 이사회에서 퇴장해 방문진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이 "말했던 사과와 해명은 했느냐", "앞으로의 거취는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의 질문을 퍼부었으나 김 이사장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 이사장을 제외한 전체 이사들의 동의로 이사장의 보직 사퇴를 촉구한 것은 방문진 초유의 일이다. 특히 이날 의견 중 '김 이사장이 조속히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가 공식 안건으로 재론하겠다'는 것은 방문진 이사들이 직접 이사장직 박탈을 결의하겠다는 것이다.

절차상으로 방문진 이사장은 이사들 간의 호선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사들의 결의에 따라 사퇴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다. 사실상 김 이사장의 이사장직 사퇴는 기정사실이 된 셈. 다만 김 이사장이 방문진 이사까지 자진 사퇴할지는 두고봐야 한다.

"네가 말한 그 '큰 집'이 교도소는 아니겠지"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이날 1시 30분 방문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 율곡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우룡 이사장은 오늘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누가 김재철 사장의 '조인트'를 깠는지, 이를 총지휘한 책임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즉각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지난 수요일 김우룡이 만천하에 실토했다. MBC 공영 방송 지키기 투쟁은 피할 수 없는 대미에 이르렀다"며 "김우룡, 김채철, 청와대 공동책임을 묻는 것이 MBC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행어를 패러디해 "네가 말한 그 큰 집이 교도소는 아니겠지"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