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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때리는 행안부, 현직 공무원 보수적 '정치칼럼'은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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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때리는 행안부, 현직 공무원 보수적 '정치칼럼'은 괜찮나

행안부 현직 공무원, 보수 매체에 '시인' 직함으로 정치칼럼 연재

행정안전부 현직 서기관이 2년 여 동안 '시인'이라는 직함으로 한 인터넷매체에 강경보수적 시각의 정치 칼럼을 연재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최근 행안부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며, 공무원이 온라인 공간에서 한 정치적 발언에 대해 처벌하겠다고 한 것과 맞물리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에서 '박재목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시인 박재목 씨는 행정안전부 재난위기종합상황실 박재목 서기관이다. 이 신문은 '시인'이라는 직함으로 이 칼럼을 연재해왔으며 최근 '칼럼니스트'라고 쓰기도 했으나 행안부 서기관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박 서기관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데일리안>에 연재하고 있는 박재목 시인은 본인이 맞다"고 인정했다. 박 서기관은 현직 공무원이면서 신춘문예에 등단해 <시 같은 애인 소설 같은 아내>라는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

세종시 문제에 "친이-친박 중 하나는 정치적으로 죽어야"

그가 쓴 대부분의 칼럼은 강경 보수의 시각에서 "당신이 김정일이라면 남한을 어찌하겠는가"라는 식으로 대북,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다루고 4대강 사업, 세종시 문제 등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승리 전략을 논하는 내용이 많다.

박 서기관은 "'MB정부' 역사 평가는 이재오 하기 달렸다"는 고언을 내놓는가 하면 지난 1월 세종시 문제를 다룬 칼럼에서는 "지금 상황에서 판단하면 친박(朴)의 세상이 된다", "친이(李)-친박(朴) 중 하나는 정치적으로 죽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현직 공무원이 언론사에 칼럼을 기고하거나 연재하는 일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특정한 시각의 '정치 칼럼'을 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언론사도 현직 공무원에게 정치 칼럼을 맡기지 않는 게 통례다.

특히 지난 12월에 박 서기관은 "MB 원전과 이달곤 안전 '10점 만점에 몇점?'"이라는 칼럼에서 자신의 직무와 관련이 높은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시스템에 대한 홍보성, 자화자찬 칼럼을 쓰기도 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죽은 노무현 무서워 민생 외면할 건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DJ의 말년 왜 그리 초조해했는지…" 등의 칼럼을 썼다.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라고 생각 안해…앞으로 안쓸 것"

이를 두고 행정안전부가 강조하고 있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 위반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특히 행안부가 전국공무원노조의 활동을 겨냥해 '공무원 복무 규정'이나 '정치적 중립성 의무' 등을 들어 '5월부터 집중 단속' 및 '형사처벌' 등을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잣대' 논란도 있다.

박 서기관은 '공무원 중립성 의무 위반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한 적 없다"며 "대민국 헌법 정신에 맞게, 대한민국 잘되라고 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왜 칼럼에 현직 공무원이라고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공무원으로 칼럼을 쓴다는 것은…"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그는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주말에 시간이 될 때 쓰는 것"이라며 "이렇게 논란이 되니 앞으로는 쓸 생각이 없다. 더이상 연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종근 편집장은 "박재목 씨는 시인이자 칼럼니스트로 등재되어 연재해온 것이고 공무원이라는 점, 더구나 직급이 서기관이라는 것은 한참 이후에 알았다"면서 "칼럼에서 현직 공무원으로서 무리가 있거나 피해가 갈 수 있는 부분 등은 논의하고 조정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지난 3일 인터넷상에서 △단체 명의의 정부정책 반대 행위 △정부정책 수립·집행 방해 행위 △공무 외 집단행위 △공무원 개인의 정치활동 △복종 및 품위유지 의무위반 △개인에 대한 비방 행위 등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최근 '정보통신망을 통한 공무원 복무의무 이행 규정'을 신설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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