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6일 "지금 민주당은 심대한 상처와 상실감에 휩싸여있다"며 "대선에 책임 있는 분들이 '내 탓이오'하고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때 상처가 치유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출발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대선평가위 활동 중간보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민주통합당의 도덕적 기강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민주통합당에 대해 "엄청난 과오와 실수가 있었고 선거 패배를 했음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심각한 아노미상태이고, 집단적 무책임이 도처에 퍼져있는 상태"라며 "책임 있는 사람들이 정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선평가위는 지난 4일에 이어 당 국회의원·국회의원 비서직·당직자·광역의원 등 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패배 설문조사 결과를 추가 공개했다.
한 위원장은 대선 당시 캠프와 당 역할에 대해 "민주당이 대선 과정에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총평했다. 그는 "세 개 캠프가 시너지보단 마이너스가 더 컸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며 "선대위는 그 배후에 '이너서클'이 작동해 제 기능을 못 했다는 평가도 주요 인사들의 평가를 통해 드러났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선거캠프를 3개 캠프로 나눠 불협화음이 컸다'는 답변이 71.7%, '대선을 관장할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는 답변이 70.8%에 달했다. '선대위 이면의 '내부 서클'의 독단이 당의 단합을 해쳤다'고 응답한 비율도 63.0%였다.
또, 수권정당 이미지 없이 후보단일화만 이루면 승리한다는 안일한 판단이 대선 패배의 요인이 됐다는 데 크게 공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염원이 높았지만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설문에 대해 90.4%가 찬성의 뜻을 밝혔다. '계파정치의 폐해에 눈을 감고 오직 야권 후보단일화만 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당 지도부의 안일한 판단이 대선 패배를 불러왔다'는 문항에도 86.7%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정책과 이념 측면에서도 '전략 실패'가 드러났다. '50대에 대한 선거전략이 부족했다'는 데 동의하는 응답자가 83.8%, 경제민주화·복지 의제 이슈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83.4%였다.
후보의 리더십 부재도 대선 패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의 측근들이 임명직 진출 포기 선언을 거부한 것이 선거에 나쁜 영향을 줬다'는 데 대해 56.8%가 동의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설문 조사 과정에 대해선 "문항은 대천 워크샵에서 나온 발언을 가감 없이 인용해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는 민주통합당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자우편을 통해 실시됐으며, 총 1573명 중 592명이 답변을 해 회수율은 37.6%를 기록했다. 한 위원장은 "우편을 통한 설문 응답률은 통상 30% 정도면 양호한 상태로 간주된다"며 이번 조사가 신빙성 있는 것임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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