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가 김재철 청주 MBC 사장,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 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대표이사를 차기 MBC 최종 후보 3인으로 선정했다.
방문진은 24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사무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최종 후보 3명 모두 친한나라당 성향에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독립성'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외의 인물로 평가되는 박명규 전 대표이사는 최근 "MBC는 우리 사회 혼란의 원인이었다"며 MBC를 격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친MB·고려대 출신…"MBC는 혼란의 원인"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김재철 사장과 구영회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둘 다 친한나라당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MBC 보도국에 입사해 보도제작국장, 울산 MBC 사장 등을 거쳤고 구영회 사장은 1978년 MBC 보도국에 입사해 보도국장, 경영본부장, 삼척 MBC 사장 등을 지냈다.
김재철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각별한 친분이 입길에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그는 정치부 기자 때 당시 국회의원이던 이명박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그의 모친상에 이 대통령이 직접 조문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사장 후보에 지원했을 당시에도 노조는 그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삼기도 했다.
구영회 사장은 MBC 사장 공모 때마다 유력한 후보로 오르내리는 인물 중 하나로 원칙을 중시하는 깐깐한 일처리와 리더십 있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며 친한나라당 성향으로 평가된다.
박명규 전 대표이사는 1977년 MBC에 PD로 입사해 교양제작운용 팀장 등을 거쳤다. 그는 최근 보수적 언론단체인 MBC정상화추진국민운동연합이 개최한 청문회에 참석해 "그동안 MBC가 우리 사회 혼란의 원인이었다", "방송은 외부 뿐 아니라 내부의 편견과 왜곡에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자사를 격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총파업'을 결의한 노조에 대해서도 "불법 파업을 하는 노조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MBC 지킬 후보자 없다" 야당 이사들 퇴장 ·기권
이날 후보 압축은 MBC 차기 사장 공모에 응한 후보 15인 가운데 각 이사가 3명씩 추천해 최고 득점자 3인을 결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9명의 이사 가운데 야당 측 이사인 정상모 이사는 "적정한 후보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요청했으나 방문진 표결 결과 부결되자 퇴장했고 한상혁 이사는 기권해 이날 투표는 7명의 이사가 진행했다.
정 이사는 "15명의 자료를 받아서 검토했으나 MBC의 독립성, 자율성을 분명하게 수호하고 사실과 진실 보도를 통해 자본과 권력에 엄정한 비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와 신념, 경륜을 갖춘 후보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며 퇴장 이유를 밝혔다.
방문진은 "오는 26일 오전 9시부터 최종 후보로 선정된 3인의 경영 계획서 발표와 면접 심사를 통해 MBC 대표이사 후보자를 결정하고 이후 MBC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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