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전 문화방송(MBC) 사장이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배신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방문진의 업무 보고를 받은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엄기영 전 사장과 조금 전에 통화했다"며 김우룡 이사장에 대한 엄 전 사장의 발언을 전했다.
최 의원은 "엄 전 사장이 분노와 배신감을 토로했다"면서 "엄 전 사장은 '김우룡 이사장은 매우 부도덕한 인물이다. 방송 출신이고 MBC 선배여서 그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완전히 속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우룡 이사장이 보궐 임원 선임을 강행하면서 끝내 자진 사퇴하게 된 엄 전 사장의 속내를 전한 것. 엄 전 사장이 지난해 10월부터 '사표 제출-일부 재신임-보궐 임원 선임 갈등-자진 사퇴' 등의 과정을 거친 것을 생각해보면 '완전히 속았다'는 등의 반응도 주목을 끈다.
최 의원은 "김 이사장은 인사로 방송에 테러를 자행했고 MBC를 풍비박산, 만신창이로 만들었다"며 "김 이사장은 정치적으로 독립해야할 사람이 정치권의 하수인을 자임했다. 방문진 이사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 방송가의 큰 수치로 남을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작년 8월 취임할 때부터 엄기영 사장을 해임하려는 의도가 6개월간의 속기록에 나와 있다"며 "끈질기고 강도높게 괴롭혔고 모욕, 인신 공격, 겁박, 편성 개입, 노사 관계 개입 등으로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며 "엄 전 사장이 느꼈을 고통과 심적 부담, 굴욕감, 모독에 함께 분노를 느낀다. 엄 사장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우룡 이사장은 "사과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맞받았다. 김 이사장은 "나 역시 방송의 정치적 독립에 관한 신념에 변함 없다. 좋은 MBC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일하고 있다"며 "내가 사과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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