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가 23일 사장에 응모한 후보 15명을 공개했다. 당초 알려진 대로 고려대학교 출신과 친정부 성향의 인물이 다수라는 평가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현 방문진이 선임하는 한 누가 와도 허수아비"라며 "응모한 후보자 모두 MBC를 지킬 수 없는 부적격자"라고 반발했다.
MBC 사장 응모자 고려대·친MB·특보 출신
방문진은 이날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MBC 사장 공모 결과를 논의하고 후보 15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방문진은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 3인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각 방문진 이사들이 3명씩 추천하는 방식으로 다득점자 순 3인까지 최종 후보자로 결정된다. 26일엔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이 예정되어 있다.
사장직에 응모한 후보들은 MBC 출신이 대다수를 이뤘다. 강철용 전 안동MBC 대표이사,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 김재철 청주 MBC 사장, 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대표이사, 신종인 전 MBC 부사장, 유무정 전 MBC 심의부장, 은희현 전 제주 MBC 사장, 이상로 MBC 공정방송노조 위원장, 정수채 최도영 전 MBC 공정방송노조 위원장, 정재홍 전 충주 MBC 보도국장, 하동근 전 iMBC 사장 등이다.
이들 외에 곽희용 전 대통령선거무소속연대 대변인,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노재성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문승호 전 전일고 교사 등은 비MBC 출신이다.
MBC 안팎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과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김재철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도 오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TV 토론 대책위원회에서 방송특보를 맡은 경력이 있는 은희현 전 사장은 지난 2008년 MBC 사장 응모 당시에도 "사장 후보 포기하라"는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MBC 선임자 노조인 공정방송노조의 최도영·정수채 등 전 위원장과 이상로 현 위원장, 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사장 등은 50여개의 보수적 단체가 결성한 MBC 정상화추진국민운동연합이 개최하는 MBC 사장 후보 검증 청문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 모두 MBC 지킬 수 없는 부적격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김우룡 이사장 사퇴하고 사장 공모 다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전 방문진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자 그 누구도 MBC를 지킬 수 없는 부적격자"라고 비판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김우룡 이사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이사들은 후임 사장을 선임해 MBC를 정권에 갖다 바치려 하고 있다"며 "MBC의 비판, 시사 고발 프로그램은 죽게되고 MBC는 정권의 방송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재철, 은희현, 구영회 등 이번에 지원한 후보자 그 누구도 MBC를 지킬 수 없는 부적격자"라며 "형식적인 사장 공모 절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우룡 이사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이사들이 사퇴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 노동조합은 오는 24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서울 조합원 총회를 열고 방문진이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26일에는 전국조합원 총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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