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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캐스트 '선정성',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토론회] "언론사 선정적 편집" vs "기사 가치 재평가"

NHN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개편 방침을 밝혔다. 네이버는 언론사의 선택에 따라 구성되는 현행 뉴스캐스트를 정치, 사회, 경제 등 각 분야별 톱뉴스가 배치되도록 구성해 '주제별 보기'를 추가한다는 안을 내놓고 각 언론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1월 1일 메인 뉴스캐스트를 각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오픈형'으로 바꾼 지 1년여 만의 변화다. 언론인권센터는 4일 서울 인사동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 세미나실에서 '네이버 뉴스 오픈캐스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선영 네이버 뉴스서비스팀장도 참석해 네이버 뉴스 캐스트에 관한 공방이 벌어졌다.

"언론사 선정적 뉴스 편집 문제" vs "기사 저작권 재평가부터"

박선영 팀장은 뉴스캐스트 구성을 변경하려는 이유로 '뉴스의 선정성'을 들었다. 박 팀장은 "최근 낚시성 제목이나 선정적 이미지·기사에 대한 이용자 항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1월만 해도 작년 12월 대비 40퍼센트 이상 증가해 매달 30~40퍼센트 이상 씩 이용자 항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현재 뉴스캐스트는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기사를 이용자가 취사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좋은 의도이나 어떤 기사를 올리고 내리느냐에 따라 각 언론사 트래픽과 매출에 변화가 있다보니 경쟁이 불가피해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특히 언론사들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기사들을 위주로 뉴스캐스트에 걸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각 언론사 홈페이지와 뉴스캐스트가 일치하게끔 편집을 하도록 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 네이버 '뉴스캐스트' 개편안 설명. ⓒNHN

'뉴스캐스트 편집의 선정성'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토론자가 동의했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은 "지금 포털 뉴스는 선정성을 넘어 혐오성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며 "과거 포털이 편집해 정치적 논란이 일었던 때보다 훨씬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크게 4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언론사가 주도하는 낚시성 제목 달기 △언론사 선정 과정과 객관적 기준 문제 △인터넷 공론장의 여론 다양성 훼손 우려 △네티즌 편의성 하락 등을 꼽았다.

송 교수는 "네이버의 새로운 개편이 과연 올바른 것이냐는 또다른 논란거리"라고 거리를 두면서 "뉴스캐스트의 연성 기사 배치는 엄밀하게 보면 포털만이 아니라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언론사 내부 문제"라면서 "대규모 유저들이 방문하는 포털사이트에 얹혀 가려다보니 스스로 포획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엄호동 <경향신문> 뉴미디어전략실 기획마케팅 팀장은 "뉴스캐스트의 선정성이 문제라는 것은 언론사들도 자기 성찰을 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근본적으로는 '저작권 문제'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엄호동 팀장은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되다 보니 수익모델이 열악한 언론사에서 새로운 시도라도 해보려다 역효과가 난 것"라며"통상 언론사에게 네이버는 '슈퍼 울트라 갑' 아니냐.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하기 전에 언론사들의 의향을 묻고 선협의를 통해 자율 규제 등을 논의할 수 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선영 팀장은 "언론사들의 '정서'는 이해하지만 네이버는 그간 많은 부분 협의하고 노력해왔다"면서 "뉴스캐스트 새 개편안에 대해서도 더 좋은 의견을 주시면 적극 반응하겠다"라고 말했다.

"각 신문 정체성 훼손하는 네이버 편집, 자성해야"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의존하고 있는 언론 환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을 맡았던 신명식 민족문제연구소 이사는 "과연 신문사들이 신문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뉴스캐스트를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분명한 것은 신문이 정체성을 손상시키는 쪽으로 편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명식 이사는 "각 사 홈페이지만 봐도 그 신문의 성격이 드러나는데 뉴스 캐스트는 어느 신문이나 다 똑같은 것이 현실"이라며 "과연 신문이 자기 정체성을 지키면서 유료독자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정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은 과연 이용자들의 변화된 요구에 맞춰 온·오프라인 통합 뉴스를 공급하는 시스템과 준비를 해나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재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언론 다양성 훼손"이라며 "77개 참여사 가운데 여성, 장애인 전문지가 각각 1개씩 포함됐을뿐 노인, 환경, 노동, 농민 등 대안적 언론의 기능을 하지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포털에게 언론으로서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송 교수는 "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가 정치적 논란이 되는 곳은 한국뿐"이라며 "포털도 이미 신문법상 언론으로 규정된 만큼 네이버는 떳떳이 언론임을 인정하고, 색깔을 드러내면서 좋은 기사를 선별해 보여주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한국 뉴스의 질이 낮은 상태에서 네이버가 취한 '중립성' 모델은 그 취지를 충분히 실현할 수 없다"며 "과연 뉴스캐스트가 이용자 선택권을 강화했는가, 언론사의 선택권만 강화해줁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네이버는 중립성이 아닌 과감하게 뉴스를 사고 파는 전략과 의제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명식 이사는 "그렇지 않아도 '광고'를 쥔 대기업에서 신생 매체를 두고 '죽이느냐 살리느냐'를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론에 자율 기능이 없으니까 네이버가 나서서 하라는 것은 위험한 발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네이버 뉴스캐스트로 각 언론사들이 수익을 얻었느냐가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박선영 팀장은 "지난해 1~2월 참여 매체 광고 수익이 작년 대비 많게는 860퍼센트가 넘는 등 높은 수익 증가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엄호동 팀장은 "뉴스캐스트로 방문자수는 늘었으나 페이지뷰는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 충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라며 "뉴스캐스트 이후 늘어난 광고 수입은 구글 등 콘텐츠 매칭 식의 광고 뿐이고 기본적으로 일간지 중심의 신문사 닷컴은 그리 광고 증대가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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