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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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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 거 같아

[한윤수의 '오랑캐꽃']<190>

태국 여성에게 퇴직금을 지나치게 적게 지급한 회사가 있다.
여느 회사의 70%도 안 된다.
왜 이리 짤까?

사장님과 통화해본 결과,
대단히 편리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방식!
소위 아전인수다.

그의 해석에 의하면 퇴직금은 삼성화재에 낸 퇴직보험료 이상이 아니다.
편리하다.
퇴직금이 100만원이라면 퇴직보험료는 보통 60만원 정도인데, 그는 60만원만 주고 만다.
"더 줘야 되요."
답답해서 얘기하자 그가 반문했다.
"왜 더 줘야 되죠? 더 주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8조를 보세요."
"그래요? 우리도 자문 받는 노무사가 있으니까 노무사와 상의해보고 답변하겠습니다."
"그러세요."

노무사가 뭐라고 했을까?
더 주라고 했겠지.
하지만 사장님은 말이 없었다.

노동부에 진정서를 보냈다.
사장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왜 진정서를 보내셨어요? 그냥 우리끼리 해결하면 될 걸 가지고!"
그는 무지하게 부드러워져 있었다.
"아무 연락이 없어서요."
"아, 내가 연락한 거 같은데."
"안 하셨어요. 상담일지에 통화 내용을 다 기록하거든요."
"그랬나요? 하여간 퇴직금 나머지 지급할 게요."
"그럼 마지막 4개월치 급여명세서 팩스로 보내주실래요? 퇴직금 계산 다시 해보게."
"보내드리죠. 혹시 더 필요한 건 없으신가요?"
"없습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진정서 안 보냈으면 이렇게 부드러울까?
아닐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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