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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삼고초려' 김종훈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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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삼고초려' 김종훈을 왜?

사의 표명 하루만에 처리, '김종훈 미스터리'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돌연한 사퇴로 시끄럽다. 그가 스스로 밝힌 사퇴 이유는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의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의 사퇴 회견 장소는 국회였다. 국민의 대표기관에서 직접 사퇴 의사를 밝힘으로써 자신의 떳떳함을 부각시키는 한편 국회를 국정의 발목을 잡는 기관으로 비판하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황당한 표정이다. 국적 논란, 미국 CIA 연루설 등 몇 가지 잡음은 있었지만, 결정적인 부적격 근거가 나오지 않아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만 무난하게 넘으면 장관으로 인준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고심 끝에 선택했던 김 내정자의 갑작스런 사퇴에 안타깝다"고 했다. 김 내정자의 국회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해 준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도 "사퇴를 발표하는 자리인 줄 몰랐다"고 당황해 했다.

석연찮은 건 이 뿐만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그간 미래부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 왔다. 미래부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라는데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4일 대국민담화에서도 "삼고초려해 (모셔)온 분"이라고 김 내정자를 표현했다. 삼고초려해 모셔온 핵심 부처 장관 내정자의 사표가 하루만에 전광석화처럼 처리된 셈이다. 한번 기용하면 어지간해선 믿고 맡기는 박 대통령의 평소 인사 스타일과 다르다.

김 내정자의 행동도 돌출적이다. 그는 지난 주말과 연휴 기간에도 열성적으로 부처 업무 구상과 청문회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고위 공무원은 "김 내정자는 삼일절에도 출근해 각 부처 1급이상 공무원들과 미래부의 컨셉, 창조경제 실현 방안 등에 대해 토론하며 자정이 가까워서야 동화면세점 사무실에서 퇴근했다"고 했다. 심지어 김 내정자는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는 기자회견도 인사청문회 준비팀에 미리 통보하지 않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니 뒷말이 나온다. 야당은 '국회 탓'을 하며 던진 그의 사표에 모종의 복선이 숨어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의 출구전략으로 김 내정자가 활용됐을 가능성이다. 박 대통령의 담화 발표 1시간 전에 가진 그의 사퇴 기자회견은 '김종훈 사퇴→박근혜 담화→국회 압박'을 위한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형 돌출 변수가 생겨 갑작스럽게 물러나게 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 같은 여러 의혹에 청와대는 "김 내정자 사퇴의 변을 그대로 받아들여달라"고 했다.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최대석 인수위원의 석연찮은 사퇴 때도 그랬다. 당시 인수위는 "일신상의 이유"라는 해명으로 일관했으나 정치권 안팎에선 다른 여러 해석이 나왔다.

이같은 거듭된 사고로 박 대통령의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밀실 내정부터 석연찮은 낙마와 부실한 해명까지, 공적 시스템과 유리된 '보이지 않는 손'이 인사를 좌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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