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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목소리' 김태은, KBS 경영진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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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목소리' 김태은, KBS 경영진에 쓴소리

연봉 계약직 아나운서로 8년간 활동하다 최근 해직돼

연봉 계약직으로 8년간 울릉도에서 일하다 최근 한국방송(KBS)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아나운서가 사내 게시판에 KBS에 쓴소리를 담은 고별사를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KBS 포항방송국 김태은 아나운서는 "울릉도와 독도의 모든 뉴스와 사람들 목소리를 안방에 전해주는 일은 언제나 우리 KBS 울릉 중계소와 저의 몫이었다"며 "비록 많은 월급을 주시진 않았지만 제 마음껏 하고 싶은 모든 프로그램을 장르 넘나들며 만들어볼 수 있게 장장 8년 홀로 맡겨두신 KBS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냉정하게 본다면 흔히들 특수 지역이라고 부르는 동해 끝 울릉도에서 8년을 죽어라 일 해놓고도 무어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예고도 없이 계약 만료일 보름 전 팩스 한 통에 해고 사실을 통보받은 이 시대의 희생양 연봉 계약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두고 "KBS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제일 먼저 도려내져야할 사람들 중 하나'라며 "결혼도 못하고 서른다섯 싱글로 이 한겨울에 보따리 싸들고 울릉도를 떠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400만 청년 실업, 취지와는 달리 부당하게 많은 비정규직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비정규직법, 2010년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이 과도기적 병폐들을 온 몸과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도 후에 제게 양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막연한 제 느낌에는 머지않은 미래, 오늘의 KBS 경영진들이 우리가 한때 참으로 미친 결정을 내렸구나, 수년간 훈련시킨 좋은 인재들을 참 많이 놓쳐버렸구나 뒤늦은 후회 하실 날 올 것 같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는 "지금 KBS라는 조직은 수시로 직원들 사기를 꺾고 능력보다는 정치적 기준에 의해 인사를 감행하고 시청자보다는 이명박 정부에 잘 보이려 애쓰고 경제적 효과가 비록 미미할 지라도 약한 비정규직 잘라서 숫자상 인력 감축성과 낸 뒤 어찌됐든 시청료만 올리면 '오케이 땡큐' 식의 상식 이하의 비겁하고 나쁜 조직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 조직속에서 다시 정의를 구현하고자 애쓰는 모든 선후배님들은 능력은 당연히 출중하고 마음 또한 따듯한 이 시대의 보기 드문 보석들"이라며 "KBS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민국을 주름잡을 만한 6000명의 인재들을 고용하고도 그들의 역량을 5%도 다 못쓰고 있는 이 거대조직 KBS가 제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이라며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고 바닥에 떨어진 명예도 꼭 회복하시길 진심으로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곧 캐나다로 갈 계획"이라며 "전공을 살려 방송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영어도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게 구사하게 되면 세계 구석구석을 돌면서 재밌고 감동이 있는 작품 저만의 철학과 색깔을 심은 좋은 다큐멘터리들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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