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와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야당의 협조를 구한 데 대해 야당이 일제히 "야당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비난전에 나섰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직후 "국회와 야당을 무시하고 여당조차 무시하는 행태"라며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입법권과 법률을 무시하는 대국회관, 대야당관으로 어떻게 새 정부가 국민행복을 이룰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대국민 담화문 내용에 대해 "구절구절마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넘쳐흘렀고, 그 충정에 진심으로 동감을 표시한다"면서도 "정부조직 개편 문제는 결국 정부조직법이라는 법률의 개정문제"라며 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급하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라 해도 법률이 정한 원칙은 정부조직 개편은 국회 논의를 거치고 국민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지, 대통령의 촉구담화, 대야당 압박 일방주의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과거 MB정부 때도 그렇지만 여야가 오랜 시간 이끌어낸 합의를 청와대가 원안 고수란 이름으로 압력을 가하고 여당은 직권상정, 야당은 단상점거하는 악순환의 구태 정치를 또 하자는 말인가"라며 '원안 고수' 입장을 폐기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그러면서 청와대 면담요청에 응해달라는 것은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다"면서 '이솝우화'와 장기에 비유, "여우가 두루미를 초청하고서 접시에 담긴 수프 먹으라는 격이고, 여야가 장기 두는데 훈수 두던 대통령이 장기판을 뒤엎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정 여야 상생정치, 민생정치를 바란다면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 달라"며 "원안고수라는 억지를 버리고 국회 합의안을 수용하겠다고 선언 해달라"고 촉구했다.
"朴, 아집 버리고 국회와 야당 존중하라"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도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에 대해 "아집부터 버리고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라"고 규탄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야당에게만 책임을 넘기려는 담화 내용을 보니 여전히 소통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정의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국정 파행의 탓을 야당에 돌리는 언론플레이로, 박대통령의 정치력과 리더십을 보여주기는커녕 새 정부에 대한 실망을 불러왔다"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국정파행은 정부여당의 아집과 정치력 부재가 초래한 것으로 '반쪽 정부'가 되지 않으려면 그 아집부터 버리고 국회와 야당을 존중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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