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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게도 구럭도 다 놓칠라

[정세현의 정세토크] 협상파 입지 좁히고 '쌀밥에 고깃국' 되겠나

북한 외무성이 지난 11일에 성명을 발표했었습니다. 평화협정 문제를 우선 논의하자고 하면서 6자회담 틀 내에서 할 수도 있고, 현재 진행중인 북미대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고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6자회담에서 평화협정 논의의 우선순위를 높여 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이는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를 평화협정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을 듯한 대목이 걸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작년에 세 차례에 걸쳐서 평화협정의 우선순위를 높이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6자회담에 돌아가기 전에 그걸 확실히 보장하라는 장외 압박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한편 대남 차원에서는...14일 금강산·개성 관광 협의를 하자고 제안한 다음 날인 15일에는 전날 일부 언론에 보도된 이명박 정부의 '부흥계획'을 이유로 남쪽에 '보복성전'을 하겠다고 위협을 했습니다. 그래서 장차 남북관계 분위기가 험악해질 걸로 예상들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남북 해외공단 시찰 평가회의를 개최하자고 합의한 19일 날 북한은 회담장에 나왔단 말예요. 그걸 보면서 북한이 그저 뭐 강·온 '투 트랙 어프로치'를 하려나 보다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평양에 온 이탈리아 의원단에게 했던 말은 내용과 뉘앙스가 외무성 성명과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23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를 했는데, 김영남 위원장은 이탈리아 의원들을 만나서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중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안전보장(체제보장)에 관한 미국과의 양자 협의',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걸 보면서, 아...이 사람들이 뭔가 착각을 하고 있구나, 판단 착오를 크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건 평화협정을 강하게 요구하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평화협정 논의 시작 자체를 더 어렵게 만드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은 현실적으로 상대가 여럿 있는 문제 아닙니까?

2000년 10월 미북 공동코뮈니케,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10.4 선언에 이르기까지 한국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당사자로 규정하던 태도를 바꾸고, 미국·중국하고만 평화협정을 논의하자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2012년 4월이면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으로 환수되는데도 한국을 평화협정 논의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를 압박해보려는 몽니라면 그런대로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그러는 거라면 북한의 정세 판단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얘기밖에 안됩니다.

6자회담에 나와서 북한이 즐겨 쓰는 표현인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풀어 나가야 할 과제들을 김영남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내걸면 6자회담에 돌아와서는 무엇을 논의하겠다는 건지...

북한이 이렇게 나가면 클린턴 국무장관이 비핵화의 대가로 제시한 관계정상화도 평화협정도 경제지원도 결국 그림의 떡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신년 공동사설에서 강조했던 인민생활 향상도, '세기적 숙망'이라던 '쌀밥에 고깃국'도 기대하기 어려워 질 겁니다.

▲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21일 평양의 만수대의사당에서 이탈리아 국회의 원대표단 단장인 오스왈드 나폴리 국회 하원 부위원장과 악수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남 위원장, 오바마 사정을 알기나 하나

북한은 한 열흘 전까지만 해도 계산을 차분하게 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과욕을 부리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김영남 위원장의 말이 전달이나 보도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사고일 수도 있어요. 이탈리아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소상하게는 알지 못한 상태에서 김영남 위원장의 말의 문맥보다 키워드 몇 개만 기억했다가 전달했을 수도 있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베이징 특파원이 기사를 쉽게 썼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김영남 위원장이 보도된 대로 말한 게 사실이라면, 6자회담은 가까운 시일 내에 못 열릴지도 모릅니다. 6자회담에 나와서 풀어야 하는 문제를 6자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내건다면 결과적으로 6자회담에 당분간 안 나오면서 장외 협상부터 하자는 거니까요.

그런데, 북한이 그런 식으로 미국을 압박하면 오바마 정부 내 협상파의 입지는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부시 정부보다 진보적인 오바마 정부라 할지라도 협상파들이 북핵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그렇게 입지가 넓거나 운신 폭이 크지 않아요.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대북 여론이 보수화된 탓도 있고, 기본적으로 미국 정부 안에는 북한의 협상 행태를 잘 알거나 국제사회를 상대로 쏟아내는 언급들의 문맥을 읽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해요.

대신 비확산 전문가 즉, 검증 기술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북한의 선(先) 행동을 주로 요구하는 사람들이 국무부 내에도 많고, 국방부 내에는 더 많다고 합니다. 그런 비확산 전문가들이 부시 시절 네오콘들하고 코드가 맞아서 대북 강경책을 계속 썼고, 그 결과 북한이 핵실험까지 하게 됐지만...그 사람들이 오바마 정부에서도 사실은 실무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도 부시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다 보니, 전문성이나 연속성은 있지만, 북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어요. 그 위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있지만, 보즈워스의 입지는 그렇게 확고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고, 국무장관은 바쁘고,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같은 일종의 강경파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지금 북한은 그런 사람들의 입지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김영남의 발언이라면 미국도 외무성 성명 못지않은 비중을 둘 겁니다. 북한의 넘버 투 맨이고, 내각의 외교부장과 당 국제부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외교에도 상당한 식견이 있는 사람이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미국은 6자회담 전망을 어둡게 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대남 혼선, 지휘자의 문제인가?

북한이 '부흥계획' 때문에 흥분은 했을 겁니다. 그래서 국방위원회 성명을 낸 건데, 그렇게 대남 위협을 쏟아 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관광 재개 문제 협의하자, 개성공단 임금 올려달라고 하면 그건 어린 애들 수법밖에 안 됩니다. 이쯤 되면 일종의 투 트랙으로 봐줄 수도 없어요. 그건 남쪽의 상대 즉, 이명박 정부의 성향을 전혀 연구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명박 정부는 기본 성향상 대북 압박 정책을 계속 하고 싶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위 당국자들이 쏟아내는 대북 발언을 보면 미국의 발목을 잡는 것 같은 얘기들이 많잖아요.

보즈워스 특사가 12월 평양에 가기 전에 우리 외교 당국자들은 보즈워스가 북한에 가서 평화협정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보즈워스가 갔다 와서 평화협정에 대해 시퀀싱(순서정하기)이란 단어를 쓰니까, 그건 6자회담이 열리면 논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약간 물러나긴 했지만.

그러다가 다시 올 초에 외교부 장관이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평화협정은 굉장히 어려운 거니까 지금 다룰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나왔고, 얼마 전에는 국방장관의 대북 선제공격론이 나왔고, 통일연구원에서는 급변사태에 관한 연구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현황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왔는데, 북한이 거기에 대해 발끈해서 상황을 경직시키고, 그것 때문에 6자회담도 늦어지면 국내에서 반북 여론이 일어나고 보수가 결집하는 효과가 날 수 있을 겁니다.

현 정부는 그런 걸 기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특히 6월 초 지방선거에 앞서서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하면 레임덕이 오는 시간을 다소 늦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지금 남한 사회의 보수화를 촉진하는 것 같은 언행을 계속 하고 있거든요.

북한이 개성공단 임금 협상을 하자거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협의하자고 하는데...사실 그 문제들은 차원이 너무 낮기 때문에 강·온 양면전술로 보기 어려운 대목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어떤 평가가 나오느냐?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돈 때문에 다른 문제로 협박한다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대처할 겁니다. 아쉬운 것은 북쪽이라는 거지요. 북한이 제시한 접촉 날짜를 계속 늦춰서 역제의 하거나 답을 빨리 안 주는 건 바로 그런 의미가 있는 겁니다.

남북관계가 막히면 미북관계도 시원시원하게 못 나갑니다. 그런데도 북한이 저러는 걸 보면 북한 내부에서 정책조율이 잘 안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엔 국방위원회(군부)와 통일전선부(대남부서) 사이에 일종의 노선 갈등이 있어서 그러는 건가 생각했는데, 다시 따져 보니까 김양건 통전부장은 국방위원회 멤버거든. 그러니까 양면전략처럼 보이는 게 그야말로 고도의 전술인지, 아니면 이제는 조율이 안 되는 상황이라 그러는 건지 의구심이 듭니다.

북한에서 지금처럼 강성 멘트가 나오는 한편으로 금강산이나 개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화적으로 나올 경우, 이명박 정부는 그 강성 멘트나 언급은 그냥 무시해 버리고, 돈과 관련된 협상에서 유연하게 나오는 것만 부각시키면서 북한을 무시하고,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 낼 겁니다. 완전한 굴복을 받아내겠다는 계산으로.

그러니까 북한이 대남 제의의 진정성을 인정받고, 그렇게 해서 남북관계도 좀 개선하고 미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강성 멘트는 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이 되려면 남이나 북 둘 중의 하나가 계산을 다시 해서 입장을 바꿔야 하는데, 나는 이명박 정부가 지금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봐요. 또 이명박 정부는 지금 급할 게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북한 변수를 잘 활용하면 국내 정치적으로 오히려 유리해 질 수 있다고 판단할 지도 모르지요.

우리 국가적으로 봤을 때 급할 게 없는 건 아닌데...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떠나고 난 뒤의 국가 이익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다음 정권이 진보냐 보수냐 하는 것과는 별개로 2013년부터 우리가 감당해야 할 국제정치적 불이익이 걱정되지만, 이 사람들은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 정권 초에 '북한의 버릇을 확실하게 고쳐 놓고 나가면 5년간 아무런 남북관계가 없어도 국가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건 남과 북이 외딴 섬에 살고 있을 때에나 가능한 말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동북아의 지정학적 특수성, 남북의 대외의존도 차이 때문에 그 피해는 북한보다 우리한테 훨씬 더 크게 돌아올 겁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67대련합부대에서 새로 건설한 돼지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이 사진을 보도하며 정확한 시찰날짜와 부대의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때는 일관성이 '강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금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강조했던 인민생활의 향상, 김정일 위원장이 말했던 '쌀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을 충족시키려면 어떻게든 미국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금년 들어서 '2012년 강성대국'이란 표현은 좀 적게 쓰는 것 같고, 오히려 쌀밥에 고깃국으로 목표치를 낮춘 것 같은데, 그걸 위해서라도 북미관계는 풀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6자회담 복귀 조건을 너무 까다롭게 제시하면 안 됩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실무적인 차원에서라도 진전시키려고 하는 건, 그걸 가지고 미국의 대북정책 완화랄까 조정을 요구하는 디딤돌로 삼으려고 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 나오는 말들을 보면 고도의 전략이라기보다는 혼선 같은 게 더 많지 않나...조율이 안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지난 얘기를 잠시 할게요. 1994년에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가 채택된 후에 경수로 사업이 시작됐잖아요. 그 과정에서 한미간에 불협화음이 참 심했어요. 김영삼 정부는 북한이 핵문제를 일으켰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에 끌려간다고 불만을 표시했고, 우리가 제네바 합의에 따른 경비를 70%나 분담하는데도 미국이 매사를 좌지우지하는데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어요.

그때 당시에 미국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노스코리아(북한)는 컨시스턴시(일관성)가 있다. 그래서 예측 가능하니까 협상하기 편하다. 그런데 사우스코리아(한국)는 진짜 어렵다. 이때는 이 말하고 저때는 저 말하고 냉온탕을 왔다 갔다 하니까 정말 힘들다.'

그래서 그때 우리 외교부가 고생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땐 고생 했어요. 어떻게든 한미관계를 조율해 보려고 하는데 청와대에서 나오는 말은 조금 다르니까 곤혹스러워 했죠. 지금 우리 외교부는 그런 고민이 없는 것 같고...오히려 냉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데 앞장서는 것 같지만요.

어쨌든 그래서 미국은 당시에 그 컨시스턴시라는 것 때문에 북한하고 협상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 북한이 이렇게 왔다 갔다 하고 회담 결과로 얻어 내야할 성과를 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내건다든지 이렇게 하면 6자회담은 빨리 못 열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바마 정부가 대북 협상에 과감하게 나서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북한이 자꾸 저러면 결과적으로 북한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요. 중국이라는 협조자만 가지고는 인민생활 향상을 기대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북한이 괜한 욕심 부리지 말고 입장을 현실적으로 정리하고, 그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4월 11일부터 열리는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를 의제로 삼겠다고 하는 걸 보면, 미국도 4월 이전에 6자회담이 안 열릴 수도 있다고 보고, 그걸 대비하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어요.

2월 말이나 3월 초 쯤 6자회담을 열어서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약속을 받고, 그 로드맵을 가지고 핵 정상회의를 하고, 5월 NPT(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를 열어야만 오바마 대통령이 작년 4월 5일 프라하에서 연설했던 '핵 없는 세계'가 좀 더 설득력을 얻고 국내·국제정치적 위상도 올라갈 수 있을 텐데...북한이 저렇게 떼를 쓰면 4월 회의에서는 제재의 목소리만 높아지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작년에 나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874호 제재를 해제해야 6자회담에 돌아가겠다고 하고 있지만, 이렇게 되면 4월 핵 정상회의에서 제재 강화론이 오히려 더 탄력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게도 구럭도 다 놓치는 거예요.

2월 14일이 설날, 중국식으로 하면 춘절인데 앞으로 한 20일도 채 안 남았으니까 그전에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고...춘절 후 한 1주일 정도는 중국 행정 기능이 사실상 쉬다시피 하니까 2월 하순, 3월 초까지는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와야 합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 최형락
그래서 미국의 협상파의 입지를,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의 입지를 도와줘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 내 비확산 전문가 계열의 실무자들이나 밖에 있는 네오콘들이 기세등등해 질 수밖에 없어요.

북한은 정책결정 과정의 특성상 그동안 이렇게 혼란스러웠던 걸 정비하고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나 미국은 여론정치를 하는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대외정책을 한번 결정하거나 바꾸려면 여론의 눈치를 보고 관련 부처간에 타협도 해야 하지만,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말을 즐겨 쓰는 북한에서는 합목적적 결정, 즉 목적에 맞춰서 일사천리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그걸 이용해서 설 지나고 나서는 6자회담에 돌아와야 하지 않겠는가...그렇지 않으면 '2012년 강성대국' 얘기는 다시 꺼내기 어려울 겁니다. '쌀밥에 고깃국'도 보장할 수 없을 거고.

* '정세토크'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북한대학원 석좌교수)이 한반도 문제에 관해 자신의 경험과 견해를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격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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