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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거침없는 '대화 공세' 南 '머뭇머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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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거침없는 '대화 공세' 南 '머뭇머뭇'

北, MB정부 원하던 '3통 해결' 군사회담 제안

북한은 오는 26일 개성공단 통행·통관·통신 등 이른바 '3통' 문제 협의를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22일 제안했다.

통일부는 "금일 오후 북한은 남북 군사실무회담 북측 단장(리선권 상좌) 명의로 3통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26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

자유로운 통행, 신속한 통관, 유무선 통신 및 인터넷 사용 보장 등을 의미하는 개성공단 3통 문제는 공단이 문을 열었을 때부터 있어 왔던 남측의 숙원이었다.

남북은 2007년 장성급 군사회담 등에서 군사적 보장을 합의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나빠지면서 세부 이행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먼저 3통 협의를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갑자기 제안한 것은 파상적인 대화 공세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최근 △남북 해외공단 공동 시찰 평가회의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자 접촉 △개성공단 실무회의 등을 줄줄이 제안하고, 남쪽이 주겠다는 옥수수 1만 톤도 받겠다고 했다.

그 와중에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5일 남측을 향해 "보복성전"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것은 남쪽이 만들었다는 '북한 급변사태 통치계획'에만 한정해서 으름장을 놓은 것일 뿐 대화를 안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북한은 그로부터 나흘 뒤 당국 대화에 나왔다.

그 사이 남쪽에서는 국방장관의 '대북 선제타격' 발언과 통일연구원의 '급변사태 시나리오'가 나오는 등 북한이 반발할 만한 일들이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처럼 대화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은 '남쪽이 원하는 걸 들어줄 테니 대화를 계속 하자'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에 상시적 대화기구를 만들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이 진심이라면 작은 것부터 행동으로 보여 달라는 것이다.

특히 군사회담을 열어 3통 문제를 협의하자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진정성을 묻는 '외통수'이기도 하다. 현 정부는 틈만 나면 개성공단의 발전을 원한다고 말해 왔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3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는 북한의 세부적인 협상 전술도 개입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남측이 원하는 대로 3통 문제를 양보함으로써 2월 1일 실무회담에서 자신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유리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거침없는 대화 공세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우선 군사실무회담 제안에 대해 통일부는 유관 부처가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태도를 보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남북은 (경제협력 사업 등에서) 당국이 먼저 합의를 한 후에 군사 당국간 보장을 하는 패턴으로 일해 왔는데 (군사회담을 먼저 제안하는 것은) 수순이 좀 이상하다"며 "제의 의도를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다음 달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그 때 보고 날짜를 잡고 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제안한 날짜를 거부하고 뒤로 미룰 수도 있다는 뜻이다. 3통 해결로 임금 인상을 압박하려는 게 북한의 의도라면, 거기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북한이 지난 14일 제안한 개성·금강산 관광 실무접촉에 대해서도 정부는 미적거리는 분위기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에 대한 입장을 25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25일은 북한이 제안한 회담일(26~27일) 바로 전날로, 결정을 최대한 미루고 상황에 따라 날짜를 수정해 제안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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