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오늘날 '정치 검찰'의 현주소"

방송작가 <PD수첩> 무죄 환영…"사법부 존재 의미 재확인"

법원이 20일 문화방송(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의 명예 훼손·업무 방해 혐의에 '무죄' 선고를 내리자 한국방송작가협회도 환영 논평을 냈다. 검찰은 '광우병' 편 제작에 참여한 프리랜서 작가를 기소해 방송 작가의 반발을 샀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 "이번 판결은 검찰의 기소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는지를 방증하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방송계는 물론 검찰 내부에서까지 방송 프로그램을 법으로 재단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리임을 지적하는 많은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무리수를 강행했고 기소에 일개 프리랜서 작가를 앞세우는 무지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그 어떤 해석 이전에, 방송 작가는 프리랜서이며 프로그램에 대한 법적 최종적 책임을 질 입장이 아님은 방송가의 상식인데도, 검찰은 <PD수첩>의 의도성을 드러낸다며 작가의 개인 이메일을 들춰내고 작가의 사생활까지 언론에 공표했다"면서 "이는 '기소를 위한 법리적 근거가 될 수 없고 작가의 정치적 불온성을 강조하려는 이미지 전략'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당연하게도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작가의 개인적 생각이나 정치적 지향이 어떻게 방송 왜곡으로 연결됐다는 것인지를 증명할 어떠한 법리적 증거도 내놓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김은희 작가가 겪은 고초를 검찰에 의한 인권 탄압, 작가 탄압의 예로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 구성작가협의회도 성명을 내 "'충실한 법리 검증' 대신 선정적인 이미지 선동에 나서며 방송사 내 약자인 프리랜서 작가를 제물로 삼은 검찰을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오늘날 '정치 검찰'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사프로그램의 본령 중 하나는 정부 정책 비판"이라며 "앞으로도 시사프로그램 제작에 종사하는 작가들은 그 누구든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와 작가의 양심에 따라 헌신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