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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 유력 증인 정지민의 주장, 신빙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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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 유력 증인 정지민의 주장, 신빙성 없다"

법원, 검찰 주장 정면 반박…"<PD수첩> '사실'에 근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2단독 재판부(판사 문성관)는 20일 문화방송(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에게 전원 무죄를 판결하면서 검찰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법원은 검찰이 유력한 증인으로 내세운 정지민 씨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반박하는 등 검찰의 주장을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의도적 왜곡 번역이라 보기 어려워…정지민 신빙성 없다"

문성관 판사는 검찰이 주장한 <PD수첩>의 의도적 왜곡 번역 혐의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 판사는 "초벌 번역본, 편집 구성안 등 번역의 흐름을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영어 감수 후 편집 과정에서 혐의가 제기된 부분의 번역을 변경하거나 수정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판사는 검찰이 유력한 증인으로 내세운 정지민 씨의 주장에 대해 '정지민 진술의 신빙성'이라는 별도의 항목을 내 검토했다.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 과정에서 일부 자막의 번역에 참여한 정 씨의 주장은 그간 검찰과 보수 언론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왔다.

문 판사는 "정지민의 진술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주장하거나 검찰 조사 당시 했던 진술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법정에서 번복하는 점 등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정 씨는 영어 감수를 했을 뿐 방송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바 없고 보조 작가 외에 제작진을 만난 적이 없어 방송의 제작 의도, 제작 과정, 취재 내용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정 씨가 'CJD의 한 유형'이라고 쓰인다고 주장한 'a variant of CJD'에 대해서도 "미국 내에서 인간 광우병을 뜻하는 'vCJD'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쟁점마다 검찰 주장 반박…"PD수첩 보도 '허위'로 볼 수 없어"

문성관 판사는 '번역' 논란 외에도 △'다우너' 소 동영상 △아레사 빈슨의 사인 △한국인 유전자형 광우병 취약 등의 쟁점에 대해서도 검찰 측의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 판사는 "방송에 나오는 주저앉은 소들은 미국이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를 취한 이후에 출생한 소로서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미국은 '다우너 소' 발견 이후 도축 금지 규정을 마련했다", "미국도 현 사료 금지 조치보다 더 강화된 금지 조치의 입법을 추진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문 판사는 아레사 빈슨의 사인 보도에 대해서도 <PD수첩> 측의 손을 들었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아레사 빈슨은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것은 허위"라고 주장했으나 "MRI 결과 인간광우병 의심 진단을 받고 사망했고, 이 사건 방송 당시까지 사인이 밝혀져 있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이날 판결에서 문 판사는 "명예 훼손에 있어서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봐 중요한 부분의 객관적 사실이 합치되는 경우에는 그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내놨다.

그는 <PD수첩> 제작진이 "한국인이 광우병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 광우병이 발발할 확률이 약 94% 가량 된다"고 보도한 부분에 대해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보도 내용의 취지는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인간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것이고 이는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어 허위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합리적 이유가 있는 정책 비판, 공직자 명예 훼손될 수 없어"

문성관 판사는 '정부 정책 비판이 공직자 개인의 명예 훼손이 될 수 있는가'의 문제에 대해서도 "언론 보도는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의 수행을 사명으로 한다"며 "이러한 언론 보도로 인하여 당해 정책에 관여한 공직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될 수 있다고 하여 공직자에 대한 명예 훼손이 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정부 정책이 국민의 생명 및 건강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하고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상당한 근거에 기초한 언론 보도를 통해 문제점을 제기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감시와 비판 행위는 언론 자유의 중요 내용 중 하나인 보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PD수첩> 보도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관해 의구심을 가질 만한 충분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고 당시까지 알려진 연구 결과 등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비판했다"면서 "피고인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거나 그럴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그는 "보도 내용 중 개인을 지칭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큼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쇠고기 수입 업자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제작진은 쇠고기 수입 협상의 문제점을 비판했던 것이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판매하는 이들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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