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신료 인상 비판' 논평에 KBS 사장 '발끈'?

"수신료 인상 의도 정략적" 논평 나오자 "경위 파악" 지시

한국방송(KBS) 김인규 사장이 수신료 인상에 비판적인 보도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7일 문화방송(MBC)이 '정략적 KBS 수신료 인상은 역풍 부른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보내자 논평이 나오게된 경위 파악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와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MBC의 논평이 나간 경위와 MBC의 수신료 관련 보도 방침 등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BS 강선규 홍보팀장과 이동식 해설위원실장 등이 MBC 보도국장과 논설주간에게 전화해 경위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동식 KBS 해설위원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논평이 어떻게 나간 것인지 경위를 물어본 것"이라며 "데스크를 보지 않는 칼럼 형식인만큼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은 없지만 당사자로서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다. 김인규 사장도 보도본부 차원에서 어떻게 된 거인지 알아보라는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우호 MBC 논설주간은 "이동식 위원장이 수신료 문제에 일회성으로 한 것인지, 지속적으로 비판하거나 문제제기하려는 입장인지 문의를 했다"면서 "어차피 뉴스 부분은 내 소관도 아니고 그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하고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MBC 최용익 논설위원 "수신료 인상 의도 정략적" 비판

앞서 최용익 MBC 논설위원은 지난 7일 밤 MBC 라디오 <뉴스와 논평>에서 '정략적 KBS 수신료 인상은 역풍 부른다'라는 논평을 내 "현재 KBS의 방송내용이 과연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영방송답게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공정성과 공익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최 위원은 김인규 사장을 겨냥해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언론특보 출신이 사장으로 내려오면서 KBS가 정권홍보의 길로 매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수신료 인상의 정략적 활용의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수신료 인상의 정략적 활용 의도"라며 "시청자들더러 새로운 형태의 상업방송일 뿐인 종합편성방송을 돕기 위해 수신료를 더 내라는 것이다. 시청자들을 깔보지 않았다면 생각할 수 없는 오만한 발상이고, 요구가 아닐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