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미국 신문에 한국을 홍보하는 광고를 낸 것은 <무한도전>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여름에는 가수 김장훈 씨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의 3개 신문에 독도 관련 광고를 실었다. 이런 광고가 나올 때마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언론은 이 광고물들이 한국 홍보를 위해 크게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광고'가 아니라 '홍보'를 해야할 때
▲ MBC <무한도전> 제작진이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비빔밥 광고. ⓒMBC |
물론 이러한 광고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중 하나인 비빔밥을 미국에 알리고,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사실을 외국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음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폄훼 논란이 방증하듯 홍보와 광고는 역할과 효과가 다르다. <무한도전> 제작진과 김장훈 씨가 서경덕 씨와 함께 미국 신문에 게재한 비빔밥과 독도 관련 광고는 모두 신문사로부터 지면을 구입한 광고로 그 언론사의 입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
반면 홍보는 신문사나 방송국 기자들에게 뉴스 아이템이 될 만한 내용을 제공하여 기자들이 취재를 하도록 유도하거나, 기자들이 취재를 할 만한 내용을 발굴하여 인터뷰를 하도록 제안하는 것이다. 또는 기고나 독자 투고 등을 통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알리는 행위도 '홍보'에 해당한다. 즉, 비용 지불없이 신문사가 방송국이 자발적으로 취재나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서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알리도록 하는 활동을 뜻한다.
광고와 홍보는 독자나 시청자들이 인식하는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독자나 시청자들은 광고보다 신문 기사나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이 더 신뢰도가 높은 정보라고 생각한다. 또 광고보다 신문기사를 읽거나 방송 프로그램을 볼 때 더 집중한다. 독자들도 광고는 광고주가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인 전달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지면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귀결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특정 집단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는 광고보다는 홍보가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외국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자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와 관련된 긍정적인 이미지가 언론사의 보도기사나 프로그램을 통해서 소개될 수 있도록 외국 언론에게 자국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제공하여 취재를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자국 전문가들의 기고나 독자 투고를 통해서 외국언론에 자국의 문화, 예술, 기술발전 등과 같은 긍정적인 면이 소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 교수들을 중심으로 해외 홍보 자문위를 구성하자"
이를 위해 필자는 정부가 해외홍보자문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미국을 포함한 외국의 주요 대학에서 홍보나 저널리즘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해외홍보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 그리고 첨단기술 등을 홍보할 수 있는 홍보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되기를 바란다.
미국을 포함한 외국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홍보 및 언론학 교수들은 현지 언론에 대해 이해도가 높고 현지 언론인들과의 네트워크도 형성되어 있어 외국언론을 대상으로 한 국가 홍보활동에 매우 유용한 자산이다. 나아가, 현지어로 외국의 언론에 한국 관련 글을 기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한국과 관련된 이슈가 생길 경우 이와 관련한 글을 외국언론에 게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올해 초 우리나라 국가 브랜드가 저평가 되어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출범시킨 국가브랜드위원회는 1년 여의 활동기간 동안 형식적인 활동에 그쳐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언론을 통한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 향상을 위해 실제적으로 유용 가능한 해외 전문인력을 적극 활용해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를 높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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