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스'는 애초 '멧돼지 사냥'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동물 살상 프로그램"이라는 '카라' 등 동물 보호 단체의 반발로 '멧돼지 축출'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멧돼지 사냥'이 의도한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방향이 애매해졌다. 더욱이 시민사회의 반발도 여전했고, '농가 보호'라는 목적을 염두에 둬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7일 방송에서도 '헌터스'는 전라남도 보성군 노동면 광곡리를 찾아 멧돼지 침입을 막는 울타리, 포획틀, 경광등 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27일 방송에서는 멧돼지가 나타나지 않았고 "혹자는 '헌터스'가 아니라 '티어스'라고 이야기한다"는 MC 이휘재의 멘트로 마무리를 지었다.
'헌터스'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멧돼지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헌터스'의 첫 번째 멧돼지 축출 작전을 마감한다"면서 "2010년 두 번째 프로젝트 '에코 하우스'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는 1월 3일부터 방영되는 '에코 하우스'는 생태 파괴 제로를 위한 원시 체험 도전기다.
▲ MBC <일요일일요일밤에> '헌터스'가 조기 종영됐다. ⓒMBC |
'재미와 공익' 두가지 과제…김영희표 예능 정착할 수 있을까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는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감동과 공익을 내세운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의 예능 프로그램을 구원 타자로 내세웠었다. 그러나 '헌터스' 조기 종영에서 보이듯 '재미'와 '공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시청률도 저조했다. 김영희 PD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단비', '우리 아버지', '헌터스' 등을 새로운 포맷으로 내놓은 지난 6일 8.5퍼센트(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매주 하락세를 보여, 27일에는 지난주 방송에 비해 2.3퍼센트 포인트 떨어진 5.3퍼센트로 나타났다.
'공익성 추구'라는 문제도 쉽지 않은 과제다. '멧돼지 살육 중단 및 MBC 일밤 멧돼지 사냥놀이 헌터스 폐기 공동대책위'는 '헌터스' 조기 종영을 환영하는 성명에서 '철학의 문제'를 꼬집었다.
이들은 "헌터스는 비단 멧돼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근대 인간 중심의 사고는 인간을 누구든지 인간 이외의 종에 대한 반생명적, 반생태적 헌터스가 되게 한다"면서 "일밤이 지구 생명과 생태계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생태 공익 버라이어티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대위 해산을 알리면서 "인간과 생태계의 공존을 위해 화두를 던져달라는 공대위의 진지한 요청을 받아들인 MBC와 일밤 제작진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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