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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상한 삼형제>, 뜬금없는 '경찰 옹호'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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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상한 삼형제>, 뜬금없는 '경찰 옹호' 반복

누리꾼들 "국정홍보 드라마냐"

한국방송(KBS) <수상한 삼형제>(연출 진형욱, 작가 문영남)이 거듭 경찰을 '폭력 집회'의 피해자로, 시위대를 가해자로 보는 시각의 내용을 내보내고 있어 "드라마까지 노골적인 공권력 편들기 하느냐"는 비판이 거세다.

주인공인 삼형제 가운데 아버지 김순경(박인환)과 셋째 아들 김이상(이준혁)이 경찰로 나오는 이 드라마에서 뜬금없이 시위대를 '폭력집단'으로 묘사하는 장면이 연거푸 나오고 있는 것.

"군사독재 시절 반공드라마를 보는듯"

지난 20일 방송분에서는 김순경의 친구 아들이 전경으로 시위 현장에서 다친 것으로 설정하고 "시위대가 던진 돌에 정통으로 눈을 맞았다. 화염병에 팔다리가 화상을 입었다", "시위대가 너무한다"며 "지들도 자식이 있고 동생이 있을 텐데… 똑같이 자식 키우면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지, 전경이 무슨 죄냐?"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또 셋째 아들 김이상의 부하 백마탄(이장우)이 등장해 '경찰 동료가 과잉진압으로 몰려 옷을 벗게 될지도 모른다'며 "시위대 진압하다 사고만 나면 무조건 과잉진압으로 몰아붙이는데 화염병 던지고 돌 던지는 시위대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이 나온다. 또 그는 "경찰도 많이 다쳤단다. 전경들도. 뉴스엔 시위대 다친 것만 크게 나오고 경찰 다친 건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 정말 속상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날 방송분을 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제 '정치적 막장드라마'인가"라는 성명에서 "드라마 중간에 대략 4분여 간 나오는 이 장면은 드라마 전개에서 도대체 무슨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뜬금없고 어색한 삽입"이라며 " 너무나 노골적이고 '웅변적'이어서 군사독재 시절의 반공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했다.

▲ KBS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KBS

이러한 문제점은 26일 방송분에서도 그대로 반복됐다. <수상한 삼형제>는 이날 방송에서 김이상의 경찰대학 후배 '동기'가 시위대 과잉진압으로 경찰을 그만두고 싶다고 밝히는 상황을 설정했다.

'동기'는 "이렇게까지 될줄 몰랐다. 책임을 져야할 것 같다. 옷을 벗어야 할 것 같다. 문책도 따를 것 같다"고 말하며 "어려서부터 경찰이 되려 했고, 자부심 때문에 살아왔다. 사회악과 싸워 뿌리뽑고, 그 꿈을 펼치려 했는데 첫 시작도 펴지 못해서 접어야 하다니"라며 흐느꼈다.

이에 김이상이 "우린 경찰을 직업이 아니라 꿈을 위해 선택한 것인데 돌부리에 걸렸다고 주저앉아서는 안된다"고 말리자 동기는 "세상 시각은 그렇지 않다. 경찰한테 너무 냉정하다. 우리 경찰은 사람도 아니고 목숨도 아니다. 그게 슬프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이상은 아버지를 만나 "몇 년전 제가 겪은 상황이라 가슴이 철렁했다"며 "이번 일로 그 후배가 옷을 벗겠답니다. 이제 시작하려는 데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고, 꿈 접겠답니다"라고 전했고 이에 아버지가 "시위 진압 현장에서 간부들이 좀 더 판단을 잘 해서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하자 발끈하며 눈물까지 보였다.

"드라마 내용과도 상관없이…국정홍보 드라마냐"

KBS <수상한 삼형제> 시청소감 게시판에는 누리꾼들의 드라마 방송내용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이준호)는 "왜 이렇게 보면서도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영상을 뻔히 욕먹을 줄 알면서 내보내는 것을 보면 방송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그러나 이제 누가 생각을 주입시킨다고 해서 되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김정선)은 "요즘 드라마가 본연의 의도와 다른 쪽으로 흐른다는 느낌이다. 씁쓸하다"면서 "드라마 전개와 상관없는 전경과 시위집단의 문제를 다루는 이유가 궁금하다. 용산참사 피해가족들에게 안타까워하는 시민도 많은데 일방적으로 경찰 입장에서 다루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김용화)은 "국정홍보 드라마인가요? 정신차리라"고 일갈했고 다른 누리꾼(고은혜)은 "시위대 비판하고 경찰 옹호하는 이야기 나올 때마다 민망해서 아주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김수정)은 "경찰이 시위대를 악의 축으로 생각하는지 몰랐다. 너무 실망했다"면서 "이 드라마 뿐 아니라 KBS에도 증오심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공권력을 '인격화'해서 시위대의 폭력을 비난하고 과잉진압을 정당화하는 것은 권력이 사회 갈등의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작가와 제작진이 무슨 생각으로 드라마를 만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제 이명박 정권, 김인규 체제의 KBS 아래에서 공권력의 편에 서서 현실을 은폐하는 '정치적 막장 드라마'로 나아가겠다는 것인가"라며 "KBS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드라마에서조차 노골적으로 권력의 편을 든다면 시청자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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