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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KBS 보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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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KBS 보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KBS 기자협회 "KBS는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에 적극 부응"

"백신접종 현장점검차 학교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은 혹시라도 열은 없는지 직접 학생들의 이마를 짚어 봅니다."

신종플루 백신 접종 첫날인 지난 11월 11일 현장 점검 차 서울 마포구 상지 초등학교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묘사한 한국방송(KBS)의 보도 리포트다. 이에 대해 KBS 기자협회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보도", "국정방송 KTV 보다 깜짝 놀랄 기막힌 사부곡"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노골적으로 대통령을 한없이 다정하고 자애로운 어버이로 우상화한, 실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보도다. 똑같은 사안을 단 두 줄짜리 단신으로 처리한 MBC, SBS와는 정반대로 8번째 꼭지에 전면 배치한 편집부의 행태도 놀라움을 줬다. 국정방송 KTV조차 깜짝 놀랄 만한 기막힌 사부곡이었다."

"KBS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철학 대변자"

KBS 기자협회가 2009년 한 해 KBS 보도를 평가한 보고서를 냈다. KBS 기자협회 뉴스 모니터단은 최근 발행한 KBS 기자협회보에서 "KBS는 2009년 한 해 동안 명실상부 이명박 정부의 국정 철학의 대변자, 국정 운영의 조력자로 나서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에 부응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KBS가 이른바 'MB어천가'를 내보낸 기사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KBS 기자들은 보도국에서 만드는 시사프로그램 <시사기획 쌈>이 지난 2월 24일 방송한 '대통령 취임 1년 - 남은 4년의 길'은 "2009년 내내 보는 이의 낯을 뜨겁게 만든 수많은 MB어천가 중에서도 가히 결정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후 그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잊을 만하면 나타난 MB어천가 뉴스는 마치 군사정권이 활개를 친 5공 시절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면서 "지난 7월 6일 대통령의 재산 기부 소식이 터져 나오자 KBS는 방송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네 꼭지를 할애했다"고 비판했다.

KBS 현 사장인 김인규 전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이 IPTV와 관련해 이동통신사를 불러 기금 250억 원을 출연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논란을 두고도 KBS의 눈치보기 보도는 계속됐다는 평가다. KBS 기자협회는 "KBS의 리포트는 의혹도 논란도 희석돼 버렸다. 뉴스보도의 기본을 망각한 참으로 눈물겨운 충성이었다. 그리고 김인규 사장 취임 관련 보도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고 비판했다.

"줄곧 정권 비판적인 내용은 누락…기계적 중립마저 상실"

이외에도 2009년 한 해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각종 이슈에서도 KBS는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KBS 기자협회 뉴스 모니터단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은 보도는 △용산 참사 보도 △미디어법 보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 특종 누락 보도 △화물연대 총파업 보도 △세종시 보도 등이었다.

KBS 기자협회는 '용산 참사 보도'를 두고 "참사 당일인 1월 20일부터 20여일 동안 KBS는 강제진압에 나선 경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하면서 진압 과정의 문제점에 눈감았고, 전국철거민연합을 사태의 원흉이자 폭력집단으로 줄기차게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KBS의 미디어법 보도에 대해 "△법안 내용에 대한 설명의 부재 △법안 추진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 실종 △법안을 둘러싼 논란을 여야 공방이란 틀에 가둔 점" 등을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으면서 "KBS의 보도량은 MBC의 4분의 1, SBS의 절반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시민들의 직접적인 항의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도 "한마디로 완벽한 패배"라는 평가를 받았다. KBS 기자협회는 "근 10년 만에 MBC에 시청률이 역전되는 일이 벌어졌고, 추모 현장을 촬영한 화면을 최대한 걸러낸 무미건조한 보도로 국민의 따가운 비판과 원성을 샀다"면서 "용산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KBS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위협과 모욕을 당해 정상적인 취재를 거부당하는 불행한 사태까지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정권 눈치보기'로 특종이 누락되거나 축소되는 일도 거듭 일어났다. 지난 7월 KBS 법조팀이 취재한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 의혹 보도는 기사 승인이 나지 않아 천 내정자가 사퇴한 뒤에야 나갔고 정운찬 청리 후보자의 '논문 중복 게재' 의혹 등도 대폭 축소되어 보도됐다.

또 "줄곧 비판적인 내용은 누락시키는 압력으로 얼룩졌다"는 '4대강 연속기획'은 "결론적으로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고 '세종시 문제'는 "단 한번도 진지한 비판이나 검증을 해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기계적 중립조차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5월 화물연대의 총파업 관련 보도나, 12월 철도노조 총파업보도를 두고도 "(KBS 보도에서는) 왜 파업을 하는지 알 수 없고 모든 보도의 초점은 막연한 피해에 맞춰졌다", "오히려 불법 폭력 시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대규모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입장만을 충실히 전달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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