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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개혁법안, 일단 하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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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개혁법안, 일단 하원 통과

오바마 "개혁 막으려는 공화당과 업계 로비 치열" 맹비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 하원이 대공황 때 만들어진 '글래스-스티걸 법안' 이후 최대의 금융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11일(현지시간) '월가 개혁 및 소비자보호 법안(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이 찬성 223표 대 반대 202표로 하원을 통과한 것이다. 하원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가 내년에 상원이 마련한 독자적인 법안과 절충해 병합 심의가 이뤄지게 된다.

하지만 금융개혁 법안이 이 과정에서 변질될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경고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12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경고가 나오는 배경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일부 조항이 수정되길 원하고 있고, 상원은 독자적인 법안을 마련해 내년이나 되어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이 통과시킨 금융개혁법안을 지지하면서, 개혁을 저지시키려는 공화당과 업계의 로비를 맹비난했다. ⓒ연합뉴스

상원 입법과의 병합 심의 과정 남겨둬

이미 올해 내에 금융개혁법안을 완성할 것이라는 백악관의 구상은 물 건너 갔으며, 상원이 마련한 법안에 대해 다시 협상을 벌여야 하는 과정에서 최종 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게 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일단 하원의 법안 자체만 놓고 평가한다면, 상당히 개혁적인 조치들이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는 "이 법안은 하원에서 금융위기 와중에 7000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법안을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 이후 가장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신문은 "이번 법안은 무분별하게 이뤄진 리스크 테이킹을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책으로 마련된 것"이라면서 "하원 의원들은 이 법안이 대공황 이후 월가에 대한 감독시스템에 가장 큰 변화를 도모하고, 경제성장과 시장세력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와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신중한 균형을 이룬 조치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하원 법안을 주도한 바니 프랭크 민주당 의원(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자유시장 경제, 특히 금융시스템의 가장 생산적인 요소들을 살리면서도 남용될 여지를 훨씬 줄인 조치들을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비자금융보호국 창설이 핵심방안

이번 법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방안은 주택소유자들이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모기지를 떠안게 만든 대출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소비자금융보호국(CFPA)이라는 연방기구를 창설하도록 한 것이다. 파생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도 처음으로 도입됐다.

또한 금융시스템과 경제에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대형 금융업체들에 대해서는 이들 업체들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처리할 방안도 담겨 있다.

이들 업체들이 파산 위험에 처할 경우 질서있는 해체를 돕기 위한 기금 조성에 참여할 것을 의무화한 것이다. 이 기금 규모는 1500억 달러에 달하며, 대형 금융업체들이 어느 정도의 기여금을 부담할 것인지가 현안이 되고 있다.

또한 이번 법안에는 금융업체 경영진들의 보수, 투자자 보호, 헤지펀드 규제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정도 도입됐다.

공화당 찬성표는 한 명도 없어

하지만 하원 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통과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최종 법안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하원의원만 262명인데, 하원에서 찬성표가 223표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내부 이탈도 적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원 법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한 명도 없었으며,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구 출신의 민주당 의원 27명이 당론을 따르지 않고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주도한 이번 법안은 신용 창조기능을 제한하고 일자리 손실을 초래하며 금융산업을 위축시켜 또다시 구제금융을 유발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원 금융위원회에 소속된 공화당의 중진의원 스펜서 바커스는 "소비자, 투자자, 금융업체에 새로운 규제와 세금을 부과하는 이번 조치들은 일자리를 파괴하고 취약한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올해 들어서만 3억 달러 들여 개혁 저지 로비" 맹비난

민주당이 주도한 상원 법안에 대해서도 공화당의 반발이 거세다. 상원 은행위원장 크리스토퍼 도드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초안은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저축기관감독청(OTS), 통화감독청(OCC) 등 4개 감독기관에 나눠져 있던 현재의 금융기관 감독 권한을 신설되는 금융기관감독원(FIRA)으로 흡수 통합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상원의 주요 공화당 의원들은 Fed와 FDIC는 FIRA에 통합하지 않는 하원 법안을 선호하고 있다.

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미 상공회의소도 하원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 이 단체는 "하원이 행한 여러가지 잘못된 선택 가운데 '소비자금융보호국' 신설은 가장 잘못된 것"이라며 "이번 입법은 모호한 규제기준 등으로 인해 금융업체들을 과도한 규제와 잠재적 소송으로 내몰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금융개혁법안을 저지하려는 공화당과 업계의 로비도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주례연설에서 "하원 공화당 지도부들은 금융산업 관련 로비스트들을 불러 단합대회를 하고 규제법안을 막도록 힘을 배가하라고 주문했다"면서 "이 분야 로비스트들은 올해 들어서만 3억 달러를 이 일에 퍼부었다"면서 금융개혁을 좌절시키려는 금융업계와 공화당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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