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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KBS를 살릴 '새 노조 설립' 제안한다"

KBS 구성원 50명 제안서…KBS 노조 집행부는 16일 재신임

한국방송(KBS) 노동조합 '탈퇴'를 준비하고 있는 조합원 50명이 "새로운 노조를 만들자"라는 제안서를 냈다. 각 직종을 망라한 이들은 10일 '새희망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KBS 사내게시판에 "새 희망 새 노조를 함께 만듭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각 직종 망라…"새로운 조직체, 새로운 노조를 제안한다"

이 제안서에는 '탈퇴' 총의를 모은 기자, PD뿐 아니라 아나운서, 기술, 경영 등 다양한 직군이 함께 동참했다. 이들은 "공영방송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체를 필요로 한다"며 "새로운 희망은 새로운 노조를 요구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의 가치를 유일한 존립 근거와 행동 원칙으로 삼는 구심체 없이는 지금의 현실을 감당하기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 길은 국민적 비판과 냉소 속에 버림받는 현재의 KBS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KBS 사내 게시판에 이 글을 올린 엄경철 기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공영방송을 국민중 어느 누구가 인정하겠느냐"며 "지금은 KBS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BBC도 저널리스트 노조와 기술 노조가 별도로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 어떤 목적에도 '공정방송', '공영방송'이라는 가치가 희생되지 않도록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엄 기자는 "일각에서는 두 개의 노조가 생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서로 비방하고 대립하기보다 '임금·복지'와 '방송의 독립성'의 문제 등에서 서로 보완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중요한 국면에서 두 노조가 연대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노조, 오는 16일 '집행부 재신임'

한편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는 오는 16일 오후 2시 '공정방송 협약 추인'을 안건으로 임시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지했다. '김인규 반대 총파업'이 무산된 이후 "사측을 상대로 제도적 장치 등을 쟁취해 낸 뒤 이를 대의원에게 제시하고 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던 KBS 노조는 이날 '협약 추인 여부'를 재신임 여부로 받아들이겠다는 설명이다.

박홍서 KBS 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이날 안건은 '공정방송 협약 추인'이지만 내용상 KBS 노조 집행부의 재신임이 포함된다"라며 "별도의 대의원대회를 통해 '재신임' 투표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제로 새 노조 설립이 가시화되는 것은 대의원대회가 열릴 오는 16일 이후일 것으로 예상된다. KBS 관계자는 "이때까지 KBS 노조 집행부가 사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실제로 새 노조 설립은 대의원대회 이후로 미뤄질 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KBS 조합원 가운데 KBS 노조 탈퇴서를 작성해 노조 중앙위원이나 대의원에게 제출한 조합원은 500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KBS 노조를 탈퇴해 전국언론노조에 개별 가입한 후 500명이 넘으면 KBS 지부를, 1000명이 넘으면 KBS본부를 설립하는 단계를 거칠 계획이다.

현행 노동법은 '복수노조 금지 원칙'을 두고 있으나 이는 기업별 노조와 초기업 산별 노조의 지부간에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새 노조 관계자는 "새로운 KBS 노조가 언론노조에 가입하는 형태로 설치되면 합법성을 인정받는다"며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많은 기업에서 산별 노조 지부와 기업별 노조가 공존하고 있고 법원의 다양한 판례에서도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0일로 11일 째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강동구 위원장은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 9일 저녁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새 희망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제안서 전문.

새 희망 새 노조를 함께 만듭시다!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고자 합니다. 국민이 요구하고, 우리가 추구해야할 공영방송의 정신이 숨 쉴 수 있는 활로를 뚫고자 합니다. 공영방송에 대한 우리의 신념, 우리의 헌신, 우리의 열정이 다시 흐를 수 있는 물꼬를 트고자 합니다. 짓밟힌 공영방송인의 자존심과 기상을 다시 세우고자 합니다.

이 길은 빛나는 선배 KBS인의 길이었습니다. 90년 4월 관제사장을 거부하고 온 몸으로 싸웠던 그 순수성과 진정성을 다시 찾고자 합니다. 이 길은 미래의 KBS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꺼져가는 공영방송의 불씨를 되살리고, 언젠가 다시 일어설 공영방송의 밀알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길은 국민적 비판과 냉소 속에서 버림받는 현재의 KBS를 살릴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희망은 새로운 노조를 요구합니다. 공영방송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체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의 가치를 유일한 존립 근거와 행동 원칙으로 삼는 구심체 없이는 지금의 현실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권력에 의해 허망하게 무너졌던 최근의 KBS 역사가 던져준 깨우침입니다.

여기 50명이 먼저 뜻을 모아, 모든 KBS 구성원에게 제안합니다.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길로 함께 갑시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친구에게, 시민에게 다시 고개 들고 말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출발점을 만들어봅시다. 나는 약하지만 우리는 강합니다. 손잡고 함께 가지 않으시겠습니까?

< 새 희망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 >
금철영(탐사보도팀),김강훈(라디오2국),김경래(탐사보도팀),김기현(2TV뉴스제작팀),김남용(IT인프라팀),김병국(부산총국),김용호(라디오2국),김우석(라디오1국),김우진(편성운영팀),김준범(경제팀),김정중(교양제작),김지선(정치팀),김태규(아나운서팀),김태형(탐사보도팀),박정유(라디오1국),박종훈(국제팀),범낙규(관재팀),서영민(국제팀),송명희(사회팀),송현정(국제팀),엄경철(수신료프로젝트팀),오태훈(아나운서팀),원종재(예능제작),유원중(1TV뉴스제작팀),유지향(행정복지팀),이도경(기획제작),이병기(관재팀),이상필(당진송신소),이소정(경제팀),이완희(기획제작),이재혁(기획제작),이재후(아나운서팀),이주형(사회팀),이지운(기획제작),이창룡(라디오뉴스제작팀),이태웅(스포츠중계제작),이택순(중계기술국),이형걸(아나운서팀),임장원(1TV뉴스제작팀),정세진(아나운서팀),정혜경(교양제작),차정인(인터넷뉴스팀),최봉현(심의실),최선욱(라디오기술국),최재형(예능제작),하태석(예능제작),한성윤(스포츠취재팀),함영훈(드라마제작),홍석구(드라마제작),홍소현(아나운서팀)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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