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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엄기영, '정권의 재신임' 원하나"

10일 MBC 경영진 퇴진 여부 결정…노조 "김우룡 퇴진 투쟁"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한 엄기영 문화방송(MBC) 사장과 감사, 본부장 6명의 재신임 여부가 10일 열리는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이날 이사회는 당초 서울 화곡동의 한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혼잡'을 우려한 호텔 측의 항의로 여의도 율촌빌딩 방문진 사무실로 장소를 옮겨 진행하기로 했다.

12시 현재 MBC 방문진 사무실이 있는 율촌빌딩에는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무실에는 김우룡 이사장 등 방문진 이사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고 이사들과의 면담을 요청한 30여 명의 MBC 노조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권의 하수인 김우룡 퇴진하라"

MBC 노동조합은 '김우룡 퇴진'에 초점을 맞추고 투쟁을 진행해나간다는 입장이다. MBC 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본부 앞에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퇴진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이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MBC 노조는 성명에서 "정권의 야욕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앞장서 뛰고 있는 하수인은 바로 점령군의 수장인 김우룡 이사장"이라며 "김 이사장은 그간 MBC의 왕회장이라도 된 듯 시시콜콜하게 경영에 간섭하고 더 나아가 보도, 제작, 편성에까지 간섭을 부추기거나 용인함으로써 MBC의 위상을 뿌리째 흔들었다"고 비판했다.

MBC 노조는 "방문진이 MBC 직할 통치 체제를 선언한 이상 우리는 김우룡을 더이상 방문진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김우룡은 더 이상 공영 방송 MBC의 위상을 추락시키지 말고 이사장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공식적으로는 '자진 사퇴'라고 하지만 어느 누가 믿겠느냐"며 "방문진이 조직폭력배처럼 경영진의 일사분란한 사퇴서를 받은 것 자체가 충성 서약을 받기 위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방문진이 MBC를 자기 손아귀에 넣고 흔들고 '정권 홍보 방송'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투쟁"을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10일~11일 사이 임원들의 사퇴 문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노조의 구체적인 투쟁 수위와 방법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우리가 상정하는 투쟁의 수준은 오늘 '사퇴 요구'라는 낮은 단계에서부터 최고 단계인 총파업 찬반 투표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MBC 노조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MBC 본관 1층 로비에서 "김우룡 퇴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

"엄기영 재신임 유력…'정권으로부터의 낙인'에 불과"

MBC 안팎에는 10일 이사회에서 엄기영 사장의 사퇴라는 결정까지 나오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문진이 '엄기영 퇴진'이라는 무리수보다는 보도·제작 본부장 등 방송을 직접 담당하는 일부 본부장의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

MBC는 이사회 다음 날인 11일 오후 3시 서울 소공동 모 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추측을 뒷받침 했다. 10일 이사회에서 일부 임원진의 사표 반려 여부를 결정하고 1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보궐임원의 선임을 결정하는 시나리오인 셈.

그러나 MBC 노조로서는 엄 사장이 재신임 된 이후의 대응도 간단치 않다. 엄 사장이 해임되고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는 상황도 문제지만, 엄 사장이 10일 이사회에서 재신임을 받는다고 해도 '공영성 훼손'이라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이근행 위원장은 "경영진이 재신임을 받든 아니든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정권의 대리인인 방문진이 공영 방송 MBC를 길들이고 꼭두각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본사 경영진이 재신임을 받더라도 '정권으로부터의 재신임'이고 '낙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진들은 그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자진 사퇴서를 낸 것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엄 사장이 떳떳하고 자신의 위치의 막중함을 알았다면 이렇게 무기력하게 자신의 거취 문제를 방문진에 맡겨서는 안 됐다. 구성원들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공영 방송의 수장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하고 독립된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사장이 이미 사퇴서를 냈고 논리 구조가 바뀌어야하는 상황이 생겼다. 엄사장 스스로 사퇴를 했기 때문에 지켜줄래도 지켜줄 수 없는 상황의 변화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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