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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구성원은 공영 방송의 길을 포기했다"

KBS 노조 총파업 부결에 비판 쏟아져

한국방송(KBS) 노동조합의 김인규 사장 퇴진 총파업 투표가 부결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와 미디어행동은 3일 성명을 내 "KBS 구성원들이 공영 방송의 길을 포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으로 KBS의 독립성 공정성은 휴지 조각"

전국언론노조도 "KBS는 통렬한 반성을 통해 다시 공영방송 사수 투쟁에 나서라"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어떻게 이명박 후보의 언론 특보를 맡았던 자를 공영 방송 수장으로 인정하고 군사 독재에 아부하는 리포트를 양산했던 자를 공영 방송 책임자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며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휴지 조각이 되어버렸다"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제 KBS의 모든 보도와 프로그램은 공정성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면서 "국민들은 KBS를 차가운 눈으로 지켜볼 것이며 KBS는 냉엄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언론 자유는 언론인 스스로 지켜야 한다. KBS 구성원 스스로 부당한 낙하산 사장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누가 공영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킬 것인가"라며 "KBS 구성원들의 통렬한 반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투표 결과를 두고 앞으로 언론인에게 쏟아질 국민들의 분노와 불신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KBS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힘차게 싸우기를 요구하는 KBS의 구성원들이 여전히 다수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이들과 함께 공영 방송 사수를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스스로 공영 방송의 구성원이길 포기했다"

미디어행동도 이날 성명에서 "KBS 구성원들은 KBS의 존재 근거를 스스로 부정했다"면서 "정권 특보 사장과 타협함으로써 '정권의 나팔수'의 길을 선택했다. 공영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도 함께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가해 파업을 부결시킨 1470명의 반대표에 주목한다"면서 "이처럼 거대한 반대표의 집결은 조직적, 집단적 반대 운동이 있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결과이다. 스스로 공영 방송의 구성원이길 포기하고, 최소한의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이들에게 어찌 공영 방송을 믿고 맡길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KBS노조 집행부는 김인규 씨 퇴진을 위해 해고와 구속을 각오한 투쟁을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구호와 실제 투쟁 사이의 간격은 소극적인 출근 저지 투쟁에서부터 이미 감지되었다. KBS노동조합은 총파업 부결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KBS의 본래 주인인 시민들이 직접 공영 방송 KBS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 국민들은 정권의 낙하산을 공영 방송의 수장으로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독재 찬양의 하수인을 수장으로 선택한 KBS와 그 구성원들도 심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미디어행동은 당초 3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서 열 예정이었던 KBS 낙하산 사장 규탄 긴급 토론회를 취소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동구 KBS노조위원장도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총파업 부결에 따라 취소됐다.

미디어행동은 "KBS노동조합의 총파업 찬반 투표가 부결된 상황에서 스스로 정권의 낙하산을 품에 안고, 방송 장악도 수용하겠다는 구성원들에게 당장 이런 제안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취소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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