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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KBS 사장?…서동구ㆍ구본홍 전철 밟으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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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KBS 사장?…서동구ㆍ구본홍 전철 밟으려는가"

미디어행동 등 언론계 반발…KBS 노조 "총파업·출근저지투쟁 돌입"

한국방송(KBS) 차기 사장에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특보 출신인 김인규 씨가 선정되자 KBS 안팎에서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KBS 노동조합 역시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고 있어 거센 후폭풍이 예고된다.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은 20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인규 씨의 KBS 사장 임명에 반대했다.

이들은 "김인규 후보는 이사회의 표결 절차를 밟았지만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밟은 것은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김 씨의 임명을 거부하고 이사회도 사장 재공모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쓰레기차 피하고 보니 똑같은 쓰레기차 만나는 꼴"

KBS PD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덕재 한국PD연합회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측근 인사를 낙하산으로 보내 KBS를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KBS 구성원들은 이를 막아낸 역사가 있다"며 "법원도 최근 특보 출신 사장을 막기 위해 싸우다 해고된 YTN 조합원들의 권리를 인정했다. 공영방송 장악을 물리치기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은 "김인규 후보는 실세중의 실세가 맞나보다"며 "지난해 임기가 보장된 사장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오려다 낙하산 전력이 문제되어 물러나놓고 왜 이제 다시 KBS 사장에 나서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김인규 후보는 대선 때 특정 후보의 방송특보를 지낸, 정치에 몸 담은 사람"이라며 "정치인 출신이 공영방송 사장이 지지했던 정당에 대해 공정성을 지킬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머리가 나쁘고 무능한 정권"이라며 "KBS는 YTN보다 지켜야할 공영성이 훨씬 큰 조직이다. 구성원과 시민사회의 반발로 이명박 정권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행동은 이날 성명에서 "김인규 사장 임명제청 소식은 쓰레기차 피하고보니 똑같은 쓰레기차를 만나는 꼴"이라며 "거듭 강조컨대 공개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치특보 김인규 사장의 임명제청, 절차는 합법이나 그 효력은 무효다"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PD연합회도 성명을 내 "김인규, 기어이 서동구·구본홍의 전철을 밟으려는가"라며 "김인규씨는 지금이라도 공채1기 출신으로 평생 KBS에 몸담아왔던 것을 스스로 자부한다면, 자신으로 인해 점점 파국으로 치닫게 될 KBS를 위해서라도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김인규 본인 스스로도 '잠깐' 정치권에 몸담았다는 것 사실 자체가 언론사 수장이 되기에 얼마나 큰 흠결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욕심을 버리는 것만이, 당신이 사랑하는 KBS를 위한 길이고, '기자였던' 선배를 존경하고 있는 '기자'후배들을 위한 길이며, 언론을 위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20일 KBS 본관 앞에서 열린 "밀실낙하산 김인규 사장 무효 즉각 재공모하라" 기자회견. ⓒ프레시안

"'상처 준' KBS 노조, 이제는 어깨 걸고 같이"

미디어행동이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재훈 KBS 노동조합 부위원장 등 KBS 노조 집행부가 참석했다. 지난해 정연주 전 사장이 KBS 사장직에서 해임된 이후 미디어행동이 KBS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KBS 노조 집행부가 참석한 것은 드문 일.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미디어행동 측에 "앞으로 연락 좀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 당시 사실상 방관하고, 이병순 현 사장의 연임 저지에 목소리를 높이지 않은 KBS 노조에 대한 시민사회의 시각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KBS 노조와의 연대투쟁을 강조했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지난해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려 할 때 KBS 노조와 더 큰 확성기를 가져와 우리를 방해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너무나 큰 상처였다"며서 "노노간 갈등, 단결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큰 아픔"이라고 되새겼다.

이수호 위원은 "하지만 오늘은 KBS 노조와도 같이 어깨걸고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KBS 비정규직 노조가 이병순 사장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벌인 투쟁, 그리고 결국 이병순을 낙마시킨 성과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면서 "김인규도 이런 마음으로 저지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KBS 노조가 정권에 맞선 싸움의 핵심주체로 나서 싸우게 될 긴 시간을 생각하면 걱정되고 착잡하기도 하다"면서 "KBS 노동자의 싸움은 너무나 정당하기 때문에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고 공영방송을 지키며 권력의 심장부에 비수를 꽂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도 "규모도 작고 수신료도 받지 않는 YTN조차 낙하산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긴 시간을 싸웠다"며 "KBS가 YTN만도 못한 투쟁을 전개해 공영방송의 후퇴를 초래한다면 시청자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명심하고 열심히 투쟁하기를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KBS 노조 "24일부터 출근저지투쟁…23일 총파업 일정 확정"

KBS 노동조합은 분명한 '총파업 투쟁' 방침을 선언하고 있다. 19일 성명에서 "낙하산 저지와 방송장악 분쇄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선언한 KBS 노조는 오는 23일 비대위에서 총파업 세부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들은 20일 낸 특보에서 김인규 씨를 "이명박의 충견"이라고 표현하고 "정권퇴진 투쟁 선언"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밝혔다.

박홍서 KBS 노동조합 대회협력국장은 "오는 24일부터는 김인규 씨가 임명장을 받고 첫 출근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KBS 노조는 강경한 출근저지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KBS PD협회는 1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특보 출신 사장 절대 불가" 입장을 정하고 "KBS 노조와 함께 적극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기자협회는 20일 6시에 운영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박홍서 국장은 "KBS 노조 집행부가 '구속-해고'를 각오하고 총파업 투쟁을 이끌어나갈 것인만큼 내부 구성원들도 잘 따라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박홍서 국장은 시민사회와 언론노조 등과의 연대에 대해 "'낙하산 사장'이라는 목적이 같고 KBS 노조는 정권퇴진운동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시민사회와의 연대가 돈독히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정치특보가 공영방송 사장으로 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시민사회와 별도로 행동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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