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이사회(이사장 손병두)가 차기 사장 후보 공개 면접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BS 이사회는 지난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임시이사회를 열고 12시간에 걸쳐 격론을 벌였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표결 끝에 이렇게 결정했다.
표결 결과 KBS 노동조합과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공개면접' 안은 이사 11명 중 반대 6명, 반대 5명으로 부결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선임과정에서 공개성, 투명성을 담보해 낙하산 밀실 선임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과 "공개 면접이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이 팽팽히 대립한 것으로 알려졋다.
공개면접안이 부결되자 이창현, 진홍순, 고영신, 김영호 이사 등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공동 명의의 성명을 내고 여당 추천 이사들이 공개 면접과 특별 다수제를 모두 거부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사장 선출 과정에서 공개 투명의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공개 면접을 통한 후보검증을 제안했으나 여당 측 이사들이 이를 거부했다. 여야 간 최소한 합의를 위해서 3분의 2가 동의하는 특별 다수제를 제안했으나 이 역시 거부했던 여당 측 이사들이 다시 한번 공개 투명의 절차를 위한 마지막 방안인 공개 면접을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개 면접 거부는 밀실 논의를 통한 '낙하산 사장'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KBS 사장이 밀실논의를 통해 선정된다면 KBS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없을 것이며, 향후 여야 간 합의와 국민적 동의가 필수적인 수신료 현실화를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야당 측 이사들은 KBS 사장 후보자 중에서 공영성의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사장으로 선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KBS 이사회는 오는 19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회의실에서 비공개 사장 후보 면접을 진행한다. 이에 앞서 이사회는 오전 9시 30분부터 임시이사회를 열어 후보 5명 중 최종 후보 1명을 압축하는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17일 KBS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KBS 노동조합이 요구했던 특별다수제 적용, 공개면접 실시, 평가기준 제시 등의 '6대 요구 조건'은 사추위 구성과 사장 공모제 실시 등을 빼놓고는 사실상 거부됐다. KBS 노조의 차기 사장 선임 국면 대응 방식을 두고 KBS 내부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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