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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낙하산 사장 멍석 깔 사추위는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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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낙하산 사장 멍석 깔 사추위는 필요없다"

KBS 구성원 반발"…노조도 "여야 합의 없는 사추위 실망"

한국방송(KBS) 이사회 여당 측 이사들이 지난 30일 단독 표결한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안을 놓고 KBS 구성원들의 비판 성명이 쏟아지는 등 KBS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KBS 이사회는 야당 측 이사와 KBS 노동조합 등의 반발로 3일 사추위 구성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4:1 사추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나쁜 안"

KBS 교양제작국, 기획제작국 조합원들은 2일 성명에서 "여당 측 이사들의 사추위 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나쁜 안"이라며 "이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KBS 조합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 안은 7:4 이사회 구조보다 더 후퇴한 것으로, 이 안으로는 사장 후보 추천만이라도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하자는 사추위 구성의 의미 자체가 없어진다"면서 "5인 사추위는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받아들인다는 취지를 살리기에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보도국 조합원들도 이날 "형식적 사추위는 낙하산 사장의 들러리일 뿐이다"라는 성명을 내 "사추위 구성안은 사실상 밀실에서 사장 후보들을 추천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특히 현 사장이 임명한 KBS 시청자위원이 사추위 멤버로 들어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더구나 5000 조합원을 대표하여 사원 대표 한 명 참여하지 못하는 사추위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 노조 지역협의회도 "KBS 구성원들이 이사회 결정에 기대가 높았던 것은 수십 년 동안 지긋지긋했던 '낙하산'이라는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함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사회가 4:1 혹은 3:2 구조로 사추위를 만들 요량이었다면 KBS 구성원들은 굳이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추위의 목적은 분명 종속의 탈피에 있고 낙하산 논란의 제거에 있고 KBS 독립이라는 시대 사명에 준하는 것이고 구성원들의 자존심 정립에 그 의미가 있다"며 "이사회가 KBS 독립이라는 사명의 첫 걸음을 떼지 못하면 조합원들의 거대한 투쟁과 역사의 심판에 첫 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 노조 "여야 합의 없는 이사회 실망"

한편, KBS 노동조합은 여당 측 이사들의 단독 의결로 끝난 30일 이사회를 비판하면서도 일단 3일 이사회의 결정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일 이사회 결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으나 사추위 구성안보다는 이사회의 합의 실패에 비판의 초점이 맞춰졌다.

KBS 노조는 2일 성명에서 "이사회가 치열한 논의 끝에 '사추위' 도입을 합의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다만 구성안을 놓고 이견을 보인 끝에 여당 추천 이사들만의 결정으로 사추위를 구성한 것을 놓고는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 노조는 "여야 이사들은 정파적 이해를 던지지 못한 채 서로 주장을 펼치다 여당 측 이사들만의 '사추위'를 구성하는 구태를 반복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이사회장을 뛰쳐나간 야당 추천 이사들도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자신들의 주장에서 한 발짝의 양보 없이 원안만을 고집하는 아집으로 일관하다 결국 표결이라는 최후의 해결책에 봉착하자 자신들의 면피를 위해 이사회장을 박차고 나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성원 KBS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KBS 노조는 여당 측 이사들이 결정한 사추위 구성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30일 이사회가 끝나자 KBS노조가 여당 측 이사들에게 항의해 3일 이사회를 하도록 끌어낸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성원 실장은 "정치독립적 사추위 구성을 위해서는 여야 이사 간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본다"며 "물론 KBS 노조의 이상적 목표는 5:5이지만 이사회에서 여야 간 합의로 이뤄진 사추위 구성안이라면 KBS 노조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BS 노조, '이병순 연임에 멍석 깔아줄라' 우려"

이에 KBS 내부에서는 KBS 노동조합에 '적극적인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KBS 교양제작국, 기획제작국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에 대해 "이번 사추위 투쟁을 KBS 독립을 위한 의미있는 한 걸음으로 만들어주기 바란다"면서 "향후 부적격 사장 후보자에 대한 명확하고도 가차 없는 투쟁으로 권력에 추종하는 사장이 어떤 대접을 받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보도국 조합원들은 KBS 노조에 "형식적인 사추위 구성에 매몰되다가는 현 이병순 사장의 연임에 노조가 멍석을 깔아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음을 인식해주길 바란다"면서 "3:2 혹은 4:3의 사추위 구조가 불가피하다면 노조가 요구해온 최종 후보 선출 시 '특별다수제'라도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일부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이 사추위만 통과하면 누구든지 괜찮다는 입장을 갖고 잇는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 이병순 사장은 이미 77%의 반대로 조합원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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