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KBS 노사는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연설하는 현행 방식의 문제점을 논의하고 올 가을 개편까지 주례 연설의 포맷을 변경하기로 합의했으나, 2일 가을 개편 이후 처음 방송된 '주례 연설'은 그 이전과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KBS TV·라디오 PD, 보도국 기자 조합원 50여 명은 2일 낮 12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이병순 사장은 라디오 연설 폐지하고 물러나라", "출근길 MB연설 국민이 짜증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 2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이병순 사장에게 '이명박 대통령 주례연설 결자해지하라"고 촉구하는 KBS 조합원들. ⓒKBS PD협회 |
이들은 이날 낸 성명에서 "가을 개편부터 변경된 포맷으로 대통령 주례 방송을 내보내겠다던 사측의 약속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면서 "개편 이후 처음 방송된 오늘 방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1년 전 첫 방송과 다름없이 일방적인 연설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측은 가을 개편으로 데드라인까지 정해놓고 노사 합의한 대통령 주례 방송의 포맷 변경을 깡그리 무시하고 말았다"면서 "이는 권력 앞에서는 조합원과의 공식적인 약속도 국민의 눈과 귀도 상관없다는 안하무인격 배짱이자 자리보전을 위한 저급한 몸부림으로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병순 사장을 겨냥해 "문제 해결의 의지도 능력도 없는 라디오 간부들에게 더이상 무거운 짐을 지우지 말고 사장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라"면서 "애당초 논란의 여지가 불 보듯 했던 대통령 주례 방송을 허락한 것도 당신이며, 가을개편까지 약속한 포맷 변경 이행의 최종 책임도 사장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더 이상 뒤로 숨지 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당신의 KBS 취임 첫 작품이기도 한 대통령 주례방송을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해결하고, KBS 구성원 대다수가 바라는 대로 조용히 떠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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