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뉴스를 보고 듣자면 지금 대한민국이 과연 21세기 인류의 국가들 중에 하나의 인간사회 공동체인 엄연한 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날이면 날마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뉴스란 이미 인류가 100년도 훨씬 이전에 일찍, 피를 흘리면서 경험한 민주주의를 새삼 오늘에까지 '실험' 당하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현실의 연속이다.
이명박정부는 생태(生態)가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 한시적인 집단에 동원되어 국민 일반을 배반하고, 심지어 나라의 근본인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에까지 피눈물을 흘리게 하면서 국민들 녹(錄)을 받아먹는 '농림수산식품부'란? 대체 이들은 어디에 누구들인가?
어제(27일) 농림수산식품부가 작성한 '쌀값 관련 농민단체 동향 및 대응방안'이란 문건이 드러났다. 쌀값 폭락에 따른 전국 농민들의 항의시위에 농림수산식품부가 경찰과 국가정보원과 '협조'해 농민 시위 등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했단다. 경찰, 국정원, 농림수산식품부, 그리고 청와대가 농민들의 쌀값 폭락 항의시위에 농민단체의 분리를 시도하고 특정 농민단체를 이간질하고 고립시키겠단다.
정말 저절로 일어나는 불인 천불(天火)이 터지길 그렇게도 바라는 것인가. 이제 이명박 집단은 농민들과도 전쟁을 원하는가?
나는 지난 5월 26일자 여기 <프레시안>에 칼럼으로 '民無信不立'(민이 믿지 못하는 정권이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이란 제목의 글에서 "이명박 집단이 들어서서 불과 2년 만에 나라는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피폐해졌고 요설(饒舌)과 요사(妖邪)가 판을 치면서 요망하고 간사한 것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요사를 잘 부리는 놈들이 짐짓 나라 주인인 양 행세한다. 너무 어지럽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지난 2월 6일 칼럼에서 "미쳐 돌아간 죄 값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고 말하면서 지난 대선 때 "그저 잘살게 해준다는 헛소리에 속아서 부도덕해도 괜찮다, 위장전입도 좋다, BBK 사기사건의 전말도 제대로 알 필요 없다, 뭐 그딴 것들이 밥 먹여 주냐, 까짓 것 무슨 상관이야. 결국 어떻게 됐나, 미쳐 돌아간 지금, 인간으로 최소한의 금도에도 미칠까 말까한 자를 나라의 대통령으로 뽑은 오늘의 한국 사람들은 지금 그 죄값을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제 그 죄값을 농민들에게까지 전가시키려고 한다. 어리석게도 농민들에게 그 죄값'을 혹독하게 치르겠다는 식이 아닌가.
그러나 과연 제대로 겨누어질까? 끝내는 누가 죄값을 치를까?
여기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광장(Place de la Bastille) 한가운데는 7월 기념비(Colonne de Juillet)가 서있다.
지금부터 179년 전, 왕정의 기득권적이고 억압적인 폭압정치에 당시 프랑스 민중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왕을 끌어 내리기 위해서 희생된 민중들의 이름들이 일일이 기둥에 기록되어 있는 기념비다.
프랑스는 오래 전인 179년 전의 혁명정신을 기리기 위해 광장에 탑을 세웠는데 우리는 정작 21세기에까지 와서도 저항의 탑을 제대로 세워야만 하는 그런 인류임이 주창되어야 하는 현실인가? 정녕.
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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