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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을 우겨대는 시대가 끝날 때까지 희망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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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을 우겨대는 시대가 끝날 때까지 희망을 노래하자"

'열려라 참깨-참여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음악회'

"언론악법 헌재 판결을 앞두고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염원하는 언론인들과 두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모아 닫힌 민주주의의 문을 열려고 합니다" (방송인 이명선)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열려라 참깨-참여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음악회'가 열렸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문화연대가 주최하고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이 후원하는 자리.

음악회의 이름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에서 따왔다. 이날 음악회는 두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탄압받은 언론인들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온 문화 예술인, 시민들이 함께하는 자리로 만들어졌다.

▲ 고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애도하는 추모 공연. ⓒ언론노보

1부는 고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애도하는 '추모 음악회'로 열렸다. 이날 음악회에는 중학생 클래식 밴드가 나와 '울게하소서', '토카타, 쇼팽의 혁명', '쇼팽 화려한 대왈츠', '강아지왈츠, 가브리엘 오보에 협주곡', '쇼스타코비치 재즈 No.2' 등을 연주했다. 무대 옆 스크린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과 이들을 기리는 이들의 영상을 비췄다. 관객석 곳곳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 한 학생이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와 '울게하소서'를 부르고 있다. ⓒ언론노보
▲ EBS 노래패 '소리열음'이 공연하고 있다. ⓒYTN 노조

"김지윤 씨가 내 나이가 되면 이 시를 외지 않아도 되도록"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 '고대녀' 김지윤 씨는 안치환의 '내가 만일' 음악를 배경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김지윤 씨는 "이 시를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배웠는데 2009년 대학교 4학년이 되어 읽게 되는 기분이 특이하다"면서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거리의 시민과 노동자에게서 많이 배웠다. 용산 참사 시위와 언론노조 총파업을 참가하며 민주주의와 평범한 사람들의 권리가 얼마나 후퇴할 수 있고 싸우지 않으면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지금 김지윤 씨의 나이가 나의 절반일 텐데, 이 나이 때 '타는 목마름으로' 시를 열심히 외웠다. 암송할 수 있는 유일한 시인데, 이 시를 주문처럼 외면 지금 내 나이쯤 진보를 이야기하고 평등과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면서 "지금 이 나이에 이 시를 기억하고 왼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김지윤 씨가 다시 내 나이가 됐을 때 다시 이 시를 외지 않아도 되도록 하자. 길을 잘못 갔으면 빨리 일어나서 새 길을 가면 된다"고 말했다.
▲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지윤 씨가 '타는 목마름으로' 낭독을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YTN 노조

"절반의 승리…이제 나머지 새그림을 완성하자"

특히 이날 음악회 3부 '민주주의야 열려라 합창'에는 해고와 해직, 구속, 체포 등을 겪은 언론인들이 무대에 올라 합창을 하는 자리가 만들어져 눈길을 끌었다.

노종면, 조승호, 우장균, 현덕수, 권석재, 정유신 등 YTN 해직 기자들과, 정연주 전 KBS 사장, 신태섭 전 KBS 이사,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미네르바 박대성 씨, 양승동, 성재호 등 KBS 사원행동 조합원들,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대표, '고대녀' 김지윤 씨 등이 '바위처럼',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등을 불렀다.

정연주 전 사장은 학생들의 공연을 두고 "하늘에 계시는 노무현, 김대중 두 할아버지가 정말 환한 미소 지으면서 그 아름다운 곡을 가슴 깊게 간직 했을 것 같다"며 "우리 다음 세대에는 평화와 평등, 자유가 강물처럼 흐르는 아름다운 세상을 넘겨줘야 겠다는 각오를 했다"고 말했다.

신태섭 전 KBS 이사는 "예전에 우리가 절반의 승리라고 했는데 나머지 절반 온전하게 완성하라고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에 다시 놓여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기"라며 "나도 제2의 인생을 살 듯 여러분과 함께 온전한 새 그림을 완성하는 대 장정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동 KBS 사원행동 대표는 "해직자도 아닌데 이 자리에 서는 것이 멋쩍다"면서 "KBS 신뢰도가 계속 추락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죄책감 때문에 이 자리에 서는 것을 망설였다"고 말했다. 그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 거짓을 포장해 '참'이라고 우겨대는 시대가 끝날 때까지 행동하는 양심으로 희망을 함께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 노종면 YTN 노조 위원장이 자신의 얼굴이 '미디어법 반대 광고'에 나온 것을 들어 요즘 유행어를 따 "왜들 그러세요. 광고 한번 안찍어본 사람들 처럼"이라고 말하자 함께 무대에 오른 이들이 크게 웃고 있다. ⓒYTN 노조
▲ '미네르바' 박대성 씨가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보

노종면 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한나라당이 최근 '단일화' 논의를 두고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의원 자리 차지하려 그런다'며 폄하하지만 저들을 빼놓고 우리를 묶을 이념은 '상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상식과 사람, 연대의 정신을 기억해 낸다면 어던 상화이 되어도 우리는 결코 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대표는 "안팎으로 모진 공격을 받고 있는 시기"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이 시대의 양심이 희망이고 영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다. 그는 "언소주 회원들은 모두 평범하고 나약한 사람들이지만 언론의 자유를 위해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희망을 품고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고 말했다.

'미네르바' 박대성 씨는 "지난 1년 간은 정부와 검찰에 의해 한국 민주주의가 유참하게 유린된 시기로 기억될 시간이었다"면서 "생각과 사상이 정부에 지배당하거나 통제 당하는 시대의 끝은 몰락과 파멸뿐이라는 것을 역사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모인 언론인들의 뜨거운 감성과 열정으로 한국 민주주의와 표현, 언론의 자유를 쟁취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 합창을 마치고 환호하고 있는 언론인, 문화예술인들. ⓒYTN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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