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이 방송인 김제동 씨를 <스타골든벨>에서 하차시키기로 한 것과 문화방송(MBC)이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맡아온 <100분 토론> 진행자를 교체하기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번지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김제동 씨의 하차를 두고 제각각 비판하는 목소리를 쏟아내는 반면 손석희 교수에 대해서는 각을 세웠다.
"김제동 MC 교체는 시대착오적…손석희 하차는 다르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제동 MC 교체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정치적 문제 때문에 이렇게 사라지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미개한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홍사덕 의원도 12일 국정감사에서 "소아병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12일 국정감사에서 이병순 KBS 사장에게 "김제동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에서 좌파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에 바꿨느냐"고 질문한 것을 두고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은 김제동 씨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기나 하고 '좌파 발언' 운운 하느냐. 국민들을 모두 좌파로 만들 것이냐"고 반발했다. 이에 나 의원은 13일 "김제동 씨를 좌·우파로 재단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손석희 교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날을 세웠다. 진 의원은 이날 "손석희의 경우 압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근거없는 모독이다.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만약 이명박 정권이 손석희에 압력을 가해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킨다면 내가 먼저 나서서 막겠다"고 주장했다.
또 홍준표 의원은 13일 오전 손석희 교수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손 박사 '100분 토론' 그만둔다면서요?"라는 돌발 질문을 던졌다. 홍 의원은 "고액 출연료 때문에 그만 둔다고 하던데, 좀 깎아주지 그래요, 깎아주면 말이 없을 텐데"라고 하자 손 교수는 "지금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말을 잘랐다.
그러나 홍 의원은 "그게 지금 화제가 돼 있어서 그렇다"면서 "드라마 출연료는 200억 원을 들이고 하는데 그런 데 쓸 돈은 있고…"라며 "좀 이상해서 물어본 것"라고 말했다. 이에 손 교수는 "그 문제는 보는 눈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거니까요. 절 당혹시키시네요"라며 화제를 돌렸다.
김구라 10개월 전 "좌파 제동" 발언 화제…"좌파 좋잖아"
한편, 온라인에서는 개그맨 김구라 씨가 지난해 12월 김제동 씨의 '퇴출'을 예견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구라 씨가 지난해 12월 1일 방송된 SBS TV <야심만만 예능선수촌>에서 김제동 씨에 대해 "김제동은 좌파예요. '좌파 제동'이에요. 좌파가 어때서? 좌파 좋잖아"라며 "(좌파이기 때문에) 너 얼마 전에 <연예가중계>도 날아갔잖아"라고 말한 내용이 다시 부각된 것.
김구라 씨는 김제동에 대해 "내가 이 친구를 아는데 굉장히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서 "(김제동은) 2002년도에 급부상한 뒤 2003∼2004년도 노무현 대통령 당선과 탄핵 등을 거치면서 정점에 이르지만 정권이 바뀐 이후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김제동 씨는 "인정한다. 하지만 저도 살아야 하니까 '중도 좌파 제동'으로 해주세요"라고 웃어넘겼다.
이에 대해 김구라 씨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회 문제를 자기 문제처럼 진지하게 고민하는 제동이를 코믹하게 표현한 것일뿐, 어떤 나쁜 마음도 없다. 다만 당시 방송 분위기를 띄우려고 그런 말을 했는데 최근 제동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화제가 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사 측에서 퇴출 외압을 넣었는지는 모르겠다. 프로그램 개편 때마다 진행자 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그 대상이 제동이라는 점이 걸린다"며 "제동이가 훗날 이번 일을 계기로 더 큰 방송인으로 거듭나리라 믿는다"고 김제동 씨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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