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태가 3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지난 9일 YTN 이사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된 배석규 대표이사 사장은 12일 장문의 취임사를 냈고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노종면)은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이사회의 배석규 사장 선임 결정을 규탄했다.
배석규 사장은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뗐지만 임장혁 전 <돌발영상> 팀장 정직 등 조합원 중징계, 인사 발령, 해고자 회사 출입 금지 등 지난 2개월간 노사 갈등을 격화시킨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 이러한 문제를 논의할 YTN 노사 간 단체 교섭과 해고 무효 소송 결과 등이 향후 YTN 노사 관계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석규 "일부 노조 강경세력 안 돼…'기강 확립'"
배석규 사장도 일단 YTN 사태의 주요 당면 과제가 '노사 관계'에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배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나는 노조를 결코 적대시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현안인 노사 문제도 합리적으로 풀어나갈 생각"이라며 '노사 문제'를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그러나 동시에 YTN 노동조합에 대한 강한 반감도 함께 드러냈다. 그는 "일부 노조 강경 세력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YTN이 돼서는 안 된다"며 "노조가 경영의 주체가 되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회사의 발전과 조직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노조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면 상생의 매듭이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기강 확립"을 강조하며 "법과 사규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런 기본을 바로 세우는 데 추호의 흔들림이 없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숱하게 난무하는 언어 폭력과 외부 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어떤 공격도 나를 흔들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배 사장은 '뉴스의 게이트키핑'도 강조했다. 그는 "(뉴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작동하고 공정방송의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신상필벌은 더욱 엄격히 적용될 것"이라며 "책임 회피나 무사안일, 집단의 위세에 기대는 기회주의적 행동은 모두가 경계해야 할 적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YTN 노조 "단체 교섭이 '물꼬'"…'파업'도 시사
이에 YTN 노동조합은 "놀랍게도 (취임사에 나타난) 현 상황을 보는 시각이 노조와 다르지 않다"며 "그러나 배석규 씨가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한, YTN 노조가 일부 강경 세력에 의해 휘둘린다고 인식하는 한 아무 것도 풀릴 수 없다"고 배 사장의 '모순된 인식'을 지적했다.
YTN 노조는 "배석규 씨의 사장 선임으로 YTN 노사는 끝없는 갈등이냐, 극적인 화합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면서 '단체 교섭'을 그 잣대로 제시했다. YTN 노조는 이미 사측에 단체 교섭을 제안한 상태이고 YTN 사측도 교섭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 노조는 "지난 두 달 동안 노사 관계를 악화시킨 일들은 대부분 단체 교섭 논의 대상"이라며 "단체 교섭이라는 장에서 노와 사가 머리를 맞댄다면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며, 그를 계기로 화합의 대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집회에서 "단체 교섭을 통해 우리가 거머쥐는 합법적 파업권만이 배석규 씨를 무력화하는 길"이라며 "단체 교섭은 배석규 씨가 명목상이나마 YTN 사장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르는 최후의 심판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고자 복직 투쟁 판결 직후, 권력의 지령대로 이에 항소하는 시점에 파업 깃발을 새우고 YTN 1층 로비를 가득 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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