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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MBC는 '방문진 섭정 중'…엄기영 아닌 김우룡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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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MBC는 '방문진 섭정 중'…엄기영 아닌 김우룡이 사장"

정상모 방문진 이사 "'뉴 MBC플랜' 보고 그만두라" 공개 비판

문화방송(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의 '전횡'에 MBC 내부는 물론 방문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상모 이사는 7일 "방문진은 MBC '섭정'을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도 성명을 내 방문진과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상모 이사 "방문진 섭정 사태…김우룡 이사장이 '사장'인가"

정상모 이사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 참석했다 40분만에 나와 기자회견을 갖고 "방문진은 MBC '섭정'을 중단하고 엄기영 사장의 '뉴 MBC플랜' 이행 상황 보고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엄기영 사장의 '뉴 MBC플랜' 이행 상황 보고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정 이사는 방문진의 MBC 경영 간섭을 놓고 김우룡 이사장 등과 언쟁을 벌이다 엄 사장의 보고 전에 퇴장했다고 밝혔다.

정 이사는"MBC가 방송 민주화 이후 자율 경영, 책임 경영과 편집·편성권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엄 사장이 2주에 한 번씩 방문진 이사회에 '뉴 MBC 플랜' 이행 상황을 일일히 보고하는 것은 방문진의 MBC에 대한 '방송 섭정 사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8기 방문진은 엄기영 MBC 사장 등 경영진에게 '자진 사퇴, 경영진 교체, 책임자 처벌' 등 운운하며 폭력적인 위협을 가했다"고 고발하면서 "방문진이 엄 사장의 보고를 듣고 '단체협약을 이런 식으로 바꿔랴', '이런 프로그램은 통폐합하라' 등 일일히 지시하는 것은 마치 80년대 보도지침 때와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문진 일부 이사들이 MBC 단체협약 상의 공정방송 조항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을 두고도 "이 공정방송 조항은 방송 민주화의 역사적 산물이자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사실 및 진실 보도를 위한 조항"이라며 "MBC뿐 아니라 KBS, SBS 단협에도 보장되어 있는 조항을 여당 이사들이 훼손하는 일 역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듣기로는 MBC 내부에서 '김우룡 문화방송 사장, 엄기영 이사'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오죽하면 이런 말이 나오겠느냐"며 "MBC가 방문진의 방송 섭정에서 벗어나 사실과 진실 보도를 통한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사명을 다하도록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BC 노조 "엄기영 사장의 '저자세' 책임 커"

정상모 이사의 발언에 이어 MBC 노동조합에서도 비판 성명을 냈다. MBC 노조는 "김우룡 이사장 이하 현 방문진의 여당 측 이사들은 MBC를 제 손바닥 위에 놓고 흔들며, 이들이 언론 자유를 훼손시킬 것이란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며 "당장 그 오만한 행태를 멈춰라"고 촉구했다.

MBC 노조는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뉴스후>가 비슷하다'며 프로그램 통폐합을 요구하는가 하면, 노사합의체인 미래위원회가 노사 동수로 구성된 것까지 문제삼으며 MBC를 노영방송으로 몰아가는 악의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노사 자율 합의가 최우선 돼야할 단체협약마저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을 어떻게 바꿔야할지를 제시하며 경영진에 압박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우룡 이사장은 MBC의 신사옥 이전 계획과 관련해 직접 수시 점검하게다고 밝히고 관련 실무 담당자들을 방문진 회의에 불러들여 직접 보고를 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방문진은 신사옥 자문 위원을 8명 위촉했다.

MBC 노조는 "현장에서 한창 일하고 있어야할 직원들까지 오라가라 하며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비상 경영에 돌입한 MBC에서 거마비라도 챙기려는 듯 매주 회의를 열어 경영진을 불러들이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인심 쓰듯 외부 인사들의 주머니까지 챙겨주니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방문진이 '섭정'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게 된 것은 엄기영 사장 등 경영진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MBC 본부는 "방문진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항의 한마디 없이 저자세로 일관하니 '섭정'에 휘둘리는 허수아비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경영진은 이 같은 복지부동의 행보가 MBC 구성원들에게 얼마만큼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는지 직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MBC호가 폭풍을 맞아 흔들릴 때 가장 앞장서 배를 이끌어야할 경영진이 바닥에 엎드려 자신들의 안위에만 정신이 팔려있다면 그 누가 믿고 함께 하겠는가"라고 꼬집기 했다. 이들은 방문진에 "그 오만한 행태를 멈추지 않으면 MBC 전 구성원들의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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