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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2PM 박재범 사태, '애국주의 광기'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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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2PM 박재범 사태, '애국주의 광기'의 비극"

SBS <시사토론>, "부실 토론" 비판에 뭇매

진중권 전 중앙대 겸임교수가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2PM 박재범 씨 사태에 대한 짤막한 비평을 올렸다. 진중권 씨는 "박재범에 관한 토론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작가가 견해를 묻길래 '애국주의 광기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비극이 아니냐'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태어나서 제 나라에 대해 푸념 한 번 안 해 본 사람이 있을까"라며 "어린 아이가 몇 년 전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한 마디, 그것도 친구한테 사적으로 했던 얘기까지 끄집어내어 공격하는 대중들, 그 얼빠진 짓에 태연히 장단을 맞추며 조회수나 올리는 정신나간 언론들의 행태"라고 질타했다.

그는 "녹화 시간에 중앙대 마지막 강의 뒷풀이가 있어서 출연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아무튼 대중이 재범에게 사과하고, 그가 다시 한국에 돌아오게 되기를 바란다. 도대체 가수까지 망명을 가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시사토론>, 수준 낮은 토론" 비판 잇달아

진중권 씨가 출연을 거절한 프로그램은 SBS <시사토론>. 이 프로그램은 지난 11일 밤 '2PM 재범(박재범), 인터넷 여론 재판 논란'을 주제로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 탁현민 대중문화평론가,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변희재 미디어워치 공동대표가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 시작 전부터 2PM 팬클럽 연합으로부터 "박재범을 이용해 한나라당이 적극 추진 중인 미디어법, 사이버 모독죄를 부각시키려는 게 자명하다"며 "방송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았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시사토론> 측은 "인터넷 공간에서 연예인들의 발언이 일파만파 확대, 재생산되는 현상과 연예인들이 자신의 발언에 어떤 사회적 책임을 져야하는지, 인터넷 소통 공간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심층 분석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정작 토론은 쟁점도 내용도 없이 감상적인 의견 나누기에 그쳤다는 비판이다.

<시사토론>은 이날 전국 일일 시청률 2.1%(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했으나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은 연이은 항의글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한 시청자(이광옥)는 "이번 시사토론은 주제나 내용이나 이것이 정말 시사프로그램인가 싶을 정도로 수준낮은 토론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토론 후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박재범 사건에 대한 잔상 뿐"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시청자(조혜미)도 "솔직히 참여한 분들의 토론보다 시민 토론자들의 지적이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며 "토론 내용이 부족하고 두루뭉실하고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한 시청자(정용진)은 "도대체 토론의 주제가 무엇인가. 박재범 군의 탈퇴를 들먹이면서, 네티즌의 문화에 대해 비판하는건지, 연예계 기획사 체제를 비판하는건지,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비판하는건가. 무엇인가"라며 "그럼 파트를 좀 나누든지 이 얘기 나왔다가 저 얘기 나왔다가, 정신이 없었다"고 조목조목 꼬집었다.

또 시청자들은 "연예계 가십거리를 급조해 이번 일과 어울리지 않는 패널들이 나와 네티즌들도 할 수 있는 발언들로 열변을 토하게 한 방송", "연예인 실명을 거론해 토론 주제를 만들 만큼 이슈화시키고 시청률을 높이고 싶었다면 적어도 방송의 질적인 면은 제대로 준비했어야 했다"는 등의 혹평과 비판이 이어졌다.

"인터넷 공간 폭력성 치유해야" … "잠꼬대 비판과 같은 것"

한편 이날 토론에서 전여옥 의원은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사이버 공간이 축제의 장이 되기 보다 잔인한 놀이의 공간이 됐다"면서 "이미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기 전에 폭력성을 앞으로 치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희재 대표는 "연습생 시절에 올린 글이라고 해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으므로 사실상 연예인으로 봐야 한다"며 "연예인이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는 건 공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상민 연세대 교수는 "이번 일은 꿈 속에서 한 잠꼬대를 분석해 이 잠꼬대가 말이 되는 소리냐 아니냐, 네가 책임을 지라는 것과 같은 식"이라고 반박했다. 탁현민 씨는 "마이스페이스 게시물은 '꺼리'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연예인은 공적인 공간에서 일하는 사적 개인일 뿐이다. 대중 예술인에게는 체제, 관습, 정보, 국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이 허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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