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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뽀로로'와 '뿡뿡이'가 위험하다?

EBS 사장 후보자들 "사교육 특화…교양·문화·음악 프로그램 축소·폐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오는 14일 교육방송(EBS) 신임 사장 선임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EBS 사장 후보자 대부분의 '방송 철학 없는 EBS 경영 계획'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방통위는 10일 EBS 사장 후보자로 나선 박경재 동우대 총장(전 교육과학기술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부교수, 이원창 전 한나라당 의원, 임영학 CJ홈쇼핑 글로벌전략위원회 부사장, 최현섭 전 강원대 총장 등 5명을 두고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 과정은 CCTV를 통해 방통위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이들은 대부분 '사교육비 감소'에만 초점을 맞춘 'EBS 경영 계획'을 내놨다. 특히 이들 중 박경재, 이명희, 이원창 후보는 EBS를 '수능 방송'으로 강화시켜나가겠다면서 교양·문화프로그램 축소·폐지 입장을 밝혔다.

이런 이들의 발언은 최시중 위원장이 사장 후보 공모 기간이던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EBS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 21조 원에 달하는 사교육비 중 내년 10%,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까지 20%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표'를 밝혔을 때부터 이미 예상됐던 것.

"EBS의 교양 문화 음악 프로그램을 축소·폐지"?

교육부 관료 출신인 박경재 동우대 총장은 "EBS가 일반 방송으로 편성된 점이 있어 교육 내용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면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e-러닝 사업의 확대 및 내실화 △EBS 영어 교육 전용 방송의 활용도 제고 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EBS에는 국제중, 특목고 대비 프로그램이 특화돼 있지 않다"면서 "국제중, 특목고 대비 학생들을 위한 고급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아 교육에서 대상별로 특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명희 공주대 부교수는 "EBS는 정체성 위기에 빠져있다. 사회적 요구인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고 방송사업자로서 자립적인 경영 기반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EBS 교육 콘텐츠를 명품으로 만드는데 주력하겠다. 재원 확보를 위해 EBS의 교양·문화·음악 프로그램을 축소 또는 폐지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원창 전 의원도 "채널 13번에서 오전에 황당한 다큐가 많이 나온다. 다큐멘터리, 만화, 영화, 드라마, 일반 프로그램들을 개혁하겠다"면서 "EBS의 다큐를 없애고 대상별 실용 영어교육 콘텐츠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PD들이 다큐멘터리 제작을 하려고 하고, 칠판 방송 PD는 안하려고 하는 저항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우수한 PD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있도록 하고 그래도 안 된다면 타사에서 스카우트라도 해서 교육 강의의 질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들과 의견을 달리한 것은 임성학 CJ홈쇼핑 부사장 뿐이었다. 임 부사장은 "교양·문화 장르별 프로그램은 평생 교육을 위해 확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EBS 설립 목적에도 나와 있듯이 EBS는 학교 교육의 보완이 돼야 한다"면서 "EBS가 공교육 정상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너희가 <지식채널e>, <뽀롱뽀롱뽀로로>를 아느냐"

이에 언론노조 EBS 지부(지부장 정영홍)와 PD연합회 등은 사장 선출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EBS 지부는 교육과학기술부 관료 출신인 박경재 총장을 겨냥해 "교육부 퇴임 관료를 EBS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KBS 사장에 국정홍보처 1급 관료 출신을 임명하고 MBC 사장에 문화관광부 1급 관료를 낙하산으로 임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공영방송사의 마지막 자존심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방송의 방자도, 편성의 편자도 모르는 교육부 퇴임 관료가 급변하는 방송·통신 융합에 대해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방통위가 교육부 퇴임 관료를 낙하산으로 투하해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의 설립 취지를 위배하고 EBS 편성권 침해와 경영 악화를 초래하려 한다면 EBS 노조는 옥쇄할 각오로 투쟁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PD연합회도 성명을 내 "박경재, 이명희, 이원창은 EBS 사장이 될 수없다"면서 "면접 대상자 대부분은 EBS 설립 목적 자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오로지 EBS를 입시교육의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수준이하의 발언들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PD연합회는 특히 박경재 후보가 '국제중, 특목고 대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EBS는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정신으로 하는 말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원창 후보나 이명희 후보가 '교양·문화 다큐 프로그램 축소·폐지' 등을 주장한 것을 두고도 "<지식채널e>, <다큐프라임>, <명의>, <극한직업>, <리얼실험 프로젝트X>, <스페이스 공감> 같은 다큐, 교양, 정보, 문화 프로그램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보고, 이 프로그램들의 성과를 살펴봤다면 이런 망언은 할 수 없다"며 "만약 이들의 말대로 된다면 EBS가 몰락하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뽀롱뽀롱 뽀로로>나 <방귀대장 뿡뿡이> 같은 프로그램이 콘텐츠로서 EBS에 어떤 기여를 했고 '국제다큐페스티벌'이 EBS의 위상을 얼마나 높였는지 등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은 꿈도 꾸지 못할 지경"이라며 "만약 방통위가 자격 미달의 인물을 EBS에 앚히려한다면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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