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20일 자 사설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한일관계의 대국적인 관점에서 시마지리 아이코(島尻安伊子) 내각부 정무관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파견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신문은 이어 아베 총리를 비롯해 내각 장관들이 다케시마의 날 사흘 뒤에 한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차관급인 정무관을 보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일본 시마네현의 중심 도시인 마쓰에(松江)시 제3청사에 있는 다케시마 자료실 입구 ⓒ연합뉴스 |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일본이 1905년에 독도를 시마네(島根)현에 편입시켰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 그 해 '일본의 한국 병합이 시작된 해'로 보고 있다며 양국의 인식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에 근거해 신문은 한국이 독도를 일본 식민지 지배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정무관 파견이 한일관계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현 상황에서의 한일 관계 악화가 일본에도 좋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가 흔들리면 일본의 대중국 외교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신문은 "총리가 (보수층) 지지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한일관계를 해칠 우려가 있다면 이해득실을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민당 간사장, "한국 최대한 배려한 결과"
이에 앞서 지난 19일 집권 여당인 자민당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은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중앙 정부 행사로 승격시키는 대신 정무관을 파견하는 것은 한국을 최대한 배려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시바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대통령 취임식이 임박하긴 했지만, 우리나라(일본)의 국가 주권에 관한 사항인 만큼 국내적으로 (정부의)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로서는 한국을 최대한 배려했다는 사실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일로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을 피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그는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중앙 정부 행사로 승격시킨다는 자민당의 총선 공약과 관련해 "(2017년 말까지인) 중의원 의원 임기 중에 실현하기 위해 조건을 갖춰나가겠다"며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자민당과 함께 연립 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정무관 파견에 대해 "한국이나 주변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충분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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