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 소관인 이번 사건 관련 발표에 이례적으로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이 전면에 나섰다.
▲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물게 된 화이자. ⓒ로이터=뉴시스 |
시벨리우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는 의료보험 소비자와 연방정부를 수탈하려드는 개인이나 조직을 응징하는 정부의 노력의 결실"이라면서 "이 벌금은 의료보험 등 정부의 보험 프로그램 재원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법무부는 불법 판촉 조사는 화이자뿐 아니라 다른 제약회사들에게도 해당된다고 경고했다. <AP> 통신은 "화이자에게 부과된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은 오바마 정부가 모든 제약회사들에 보내는 경고"라고 전했다.
의료보험 개혁에 반발하는 제약업체 압박용?
이때문에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오바마 정부가 의료보험 개혁에 반발하는 제약업체들의 로비를 위축시키기 위해 화이자 사건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기 위해 얼마나 터무니없는 사기행각을 반복해왔는지 화이자 사건을 통해 제약업체들에 의해 놀아나는 민간의료보험의 폐해를 부각시키려고 한다는 것.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와 관련, "오바마 정부가 의료보험 개혁 전투에 시동을 걸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화이자는 진통제 벡스트라(심각한 부작용이 드러나 2005년 시장에서 퇴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콜레스테롤 강하제 리피토, 우울증 치료제 졸로프트 등 13종의 약품에 대해 '불법 판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벡스트라는 진통제로 승인받았으나 혈압강하제로 처방하도록 의사들에게 로비한 것이 내부자 폭로로 발각됐다. 의사는 승인된 용도 이외의 증상에 처방할 수 있지만, 그런 처방을 하도록 로비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오바마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법 판촉과 연루된 의사들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약품 판촉을 위해 세미나 명목으로 의사들을 호화 리조트로 초청해 골프와 마사지, 식사, 숙박, 왕복항공권 등 경비를 제공했다.
벡스트라 내부고발자, 600억원 넘는 보상금 받게 돼
한편, 벡스트라 등 화이자의 불법 판촉 등을 고발한 6명의 내부고발자는 보상금으로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받게 됐다. 특히 벡스트라 고발자인 존 코프친스키씨(45)는 5150만달러(약 642억 원)를 받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코프친스키 씨는 지난 2003년 12만 달러가 넘는 연봉의 화이자 판촉직원이었으나, 분명히 부작용이 있는 용도로 처방하도록 판촉을 강요하는 회사 측 방침에 반발해 이 사실을 고발했다. 회사 측은 해고는 물론, 이후에도 갖가지 방법으로 코프친스키 씨를 괴롭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당시 코프친스키 씨는 어린 아들과 쌍둥이를 임신한 아내가 있었으며, 그 후 연봉 4만 달러의 보험설계사 등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왔다. 하지만 6년의 고통스러운 내부고발자의 삶을 견뎌온 코프친스키는 600억 원이 넘는 보상금으로 위로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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