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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방송'의 성공은 '정부 특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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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조·중·동 방송'의 성공은 '정부 특혜'에 달렸다

[토론회] "광고 시장은 위축 중…종편 성공 가능성 있나"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한 미디어 관련 법을 두고 헌법재판소가 무효 여부를 심리 중이나 시장에서는 이미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진출을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방송 진출을 시도하는 언론사의 수도 많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비롯해 매일경제, 국민일보,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CBS, YTN 등이 방송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많은 언론사들이 명운을 걸고 달려들 만큼 종합편성채널이나 보도전문채널은 '언론계의 엘도라도'일까? 대부분의 전망은 '아니오'다. 다만 이들이 기대하는 것은 한 가지, 정부의 특혜다. 이명박 정부가 '경쟁 체제 구축' 등 시장 논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플레이어들은 '정부의 특혜'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는 것.

28일 한국언론재단이 제주 라마다플라자 호텔에서 연 '미디어법 개정에 따른 미디어산업의 변화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는 종합편성채널의 성공 가능성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황금 채널 배정해야 종편 살아" vs "시장 왜곡 부를 것"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준비하는 언론사들이 가장 필수적으로 꼽는 '특혜' 중 하나는 '황금채널 배정'. <조선일보>는 11일 기사 "종편 채널, 지상파와 경쟁할 수 있게"에서 광고·세금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원도 좋지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황금 채널 배정'을 강조했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방송하면 더 빨리 망한다'고 했던 방상훈 사장이 '이정도 조건은 해줘야 참여하겠다'는 마지노선을 내놓은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모든 걸 지원하겠으며, 거기에는 세제 지원이나 채널 지정 문제도 있을 것"이라며 화답하고 나섰다. "우리 위원회가 무슨 권한이 있어 채널을 여기놔라 저기놔라 할 수 있겠는가"(7월 26일 기자회견)라고 말했던 것에서 입장을 바꾼 것. 이에 방통위가 채널 배정을 강제할 수 있도록 방송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현재 방송 시장의 여러가지 규제가 유지된다면 종합편성채널은 무조건 망한다"면서 "만약 지상파 방송이 집중 배치된 2~13번 사이에 채널이 들어간다면 굉장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며 "HD방송에서도 지상파 방송을 끼고 있는 번호를 받는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여당 몫 KBS 이사로 추천된 황근 선문대 교수도 최근 한 세미나에서 종합편성채널을 지상파 방송 사이에 배치하는 '채널연번제' 정책을 제안했다. 황 교수는 "12번 이하의 낮은 번호대는 지상파 방송, 종합편성, 자체 채널, 지역채널 등이 포함되도록 해야한다"며 "종편 승인 이전에 채널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가장 유력시되는 것은 홈쇼핑 채널이 방송되고 있는 8번과 10번 채널을 종편채널에 배정하는 것.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법을 개정해 종편에 유리하도록 채널을 강제할 경우 '시장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민기 교수는 "현재 홈쇼핑 채널은 8번과 10번에 들어가있는 대신 매출의 일정 비율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게 지불하고 있고 또 이들이 SO에 저리로 융자를 해주고 있는 금액이 2000억에서 3000억에 달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법률로 각 SO를 무장해제 시키겠다는 것인데 과연 정책적 배려인지 시장 왜곡으로 봐야할지는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고 시장은 늘어날 여지 없다" vs "수신료 인상하고 중간 광고 도입하면"

미디어 산업의 '수익성'을 담보하는 광고 시장의 측면에서 보자면 종편채널의 성공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 방송통신위원회는 "수신료를 인상해 KBS2TV의 광고 비중을 낮추고 민영 미디어렙을 신설하고 가상광고, 간접광고를 허용한다면 광고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이역시 불투명하다.

김민기 교수는 "새로운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이 나온다고 해서 광고 예산이 늘어날 것인가. 주요 기업들의 마케팅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광고 산업은 더이상 정책입안자들의 뜻을 받들어줄 만큼 탄력성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KBS 수신료를 인상하고 KBS2TV의 광고 비중을 축소한다고 해도 이러한 방송 물량이 신규 방송으로 옮아갈 것인가도 불투명하다. 김 교수는 "만약 민영 미디어렙을 통해 MBC와 SBS의 광고 영업이 활성화된다면 이들이 시장에 나온 KBS2TV의 매출을 그냥 두고볼 것인가, 반 정도도 종편채널 등으로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범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신문산업이나 방송산업이나 기대하는 것은 광고 산업의 영역 확대"라며 "그러나 미디어 산업의 딜레마는 광고는 늘어날 여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디어렙이든 간접광고든 가상광고, 중간광고 등을 한다고 해도 이러한 제도 변화를 통해 광고 시장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며 "경기가 좋지 않고, 성장국면에서 벗어났다는 점 등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기업의 광고 계획을 대행하는 회사인 Kim&AL의 김민석 대표도 "광고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경쟁사 4~5개가 치고받아야 가능한데 최근 대부분의 주요 산업들은 2~3개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시장 분할에 불만이 없을 경우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는 암묵적 합의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수많은 언론사들이 기업에게 전화해 '콘소시엄에 참여해 광고비의 일정 부분을 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실제로 언론사들로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한다. 물론 이렇게 해서 총 광고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신문 광고 지분이 종편으로 가는 등 '점유율'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상파방송과 비대칭규제를 받고있는 만큼 종편채널의 '수익성' 방안도 적지 않다. 김 대표는 "중간 광고의 파워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중간 광고는 보통의 광고 효과의 두 배로 평가되고 가격도 2배를 받을 수 있다"며 "(채널 배정을 통해) KBS와 MBC 사이에 중간 광고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면 광고주는 돈을 투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요금 인상'을 통한 시장 확대 방안도 나온다. 윤석민 교수는 "일단 30년간 2500원으로 묶어둔 공영방송 수신료와 턱없이 낮은 케이블 방송 요금을 올려 방송시장을 키워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구조는 SO는 돈 많이 벌고 채널사업자들이 망하는 구조이고 이 구조에 또다른 PP인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유료 요금을 정상화시켜 케이블 PP나 종편에 그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너도나도 방송 진출'…언론사 경쟁 불붙었다

언론사들의 방송 진출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대규모 '사업단'을 꾸리고 각 기업에 컨소시엄 구성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과연 이들 언론사가 충분한 '시장 분석' 위에서 방송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사업 전망 등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불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다소 주저하던 조선일보는 지난 10일 변용식 편집인을 단장으로 한 방송진출기획단을 발족시키고 본격적인 종합편성채널 준비에 나섰다. 동아일보도 지난 17일 김재호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122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방송설립추진위원회를 꾸렸고, 중앙일보도 지난 14일 김수길 부발행인과 김교준 논설실장이 각각 본부장과 사업추진단장을 맡는 방송본부를 발족했다.

연합뉴스도 '방송사업기획단'(단장 성기준 총무)을 꾸리고 보도전문채널 등 방송 진출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매일경제 역시 '글로벌매경종편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장대환 회장)을 출범시키고 활동에 나섰다. 헤럴드경제 역시 보도전문채널 진출을 목표로 '뉴미디어진출추진팀'(팀장 박행환 사장)을 발족시켰다.

'종편채널 진출 검토' 입장을 밝힌 바 있는 YTN도 '미디어환경변화대응 TF팀'을 운영 중이며 CBS도 'CBS미래정책TF팀'에서 보도전문채널이나 종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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