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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룡 "MBC 총체적 문제"…방문진, 엄기영 해임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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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룡 "MBC 총체적 문제"…방문진, 엄기영 해임 나서나

엄기영' 재신임' 발언 논란…MBC 노조 "차기사장 각축전 시작됐다"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의 경영진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9~20일에 이어 26일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방문진은 오는 2일 이사회를 열어 'MBC 총괄 평가'를 하기로 했다. 사실상 경영진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우룡 이사장은 26일 현안보고가 끝난 후 "어디 한 군데를 지적할 것 없이 총체적인 문제와 부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방문진 이사들이 다음 회의(2일)까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고 대변인 역을 맡고 있는 차기환 이사가 밝혔다.

"엄기영 '재신임 받겠다' 했다" vs "의례적 발언이었을 뿐"

사실상 여당측 방문진 이사들은 유례없이 강도높게 진행된 이번 현안보고에서 당초 의도했던 '경영진 압박' 효과를 톡톡히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이후에는 엄기영 사장의 '마무리 발언'을 두고 논란도 벌어지는 상황.

차기환 이사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엄기영 사장은 '(방문진이 지적한) 문제제기를 수용하고 지적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면서 '그 대책을 이른 시간 내에 구체화해서 미진할 경우 재신임을 묻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엄 사장이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단체협약에 경영권의 핵심인 인사권, 편집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조항이 있다는것도 인정한다. 경제위기에 경영성과가 미흡하다는 점 인정한다. 인력 구조상 간부직이 많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수용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는 것.

엄 사장이 방문진이 지적한 문제를 사실상 수용하고 직접 '재신임'까지 거론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야당 추천 위원인 정상모 이사는 "김 이사장이 엄 사장에게 총괄적인 답변 요구해 의례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봐야지 '당장 신임을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정 이사는 "엄 사장이 이사들의 지적에 '옳다 그르다' 반론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의례적으로 '지적에 감사하다', '앞으로 시청률 1위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이러한 목표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장으로서 책임지겠다는 의미 정도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 동석했던 MBC 경영진도 "엄기영 사장은 '재신임을 묻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 분위기가 이사들을 설득하거나 해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들었다"면서 "일부 방문진 이사들이 엄 사장의 발언을 이용해 경영진에 모욕감을 주고 '자진 사퇴'를 유도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PD수첩>, <100분 토론> 맹공…"현안보고에 이념 이야기 맞지 않아"

또 '언론 자유 침해' 논란에도 방문진은 이번 현안 보고에서 <100분 토론>, <PD수첩> 등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갔다. 26일 방문진은 특히 <PD수첩>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결여했다"며 맹공을 폈다.

차 이사에 따르면 이날 방문진은 "1998년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이 몇명인가, 멜라민으로 죽은 사람은 몇인가. 객관적으로 비교할 때 균형이 맞지 않는다", "<PD수첩>이 광우병 편을 낸 이후 취재 테이프와 속기록과방송을 비교해봤는가", "지난 5년간 꼽아보니 반미 성향의 프로그램이 20개가 넘는다. 북한 인권에 관한 프로그램은 한번이라도 나간 적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또 지난 20일에는 "<100분 토론>이 최근 시청자 의견을 잘못 소개해 자체 사과방송을 한데 대해서도 "보도 오류 등에 대해 경영진 사퇴와 같은 책임을 지는 선진국의 사례를 어떻게 이해하는가"라고 압박하기도 했고 <뉴스데스크>의 '쌍용차 보도'에 대해서도 "편향된 보도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문제제기도 적지 않았다. 정상모 이사 등 일부 이사들은 "방문진 현안보고에서 이념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언론의 기능에는 '예방적 기능'이 있고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MBC 노조 "엄기영 사장 당당하게 처신하라"

방문진의 압박에 MBC 구성원의 반발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은 성명을 내 "방문진이 청와대의 시나리오대로 현 사장을 전격해임하고, 노골적으로 MBC장악에 나선다는 소문이 나온다"면서 "청와대로부터 차기 사장을 낙점받기 위한 각축전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그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업무보고 등의) 사전 정지작업이 엄 사장 중도해임, 친 정권 낙하산 사장 투입, 조직 장악, 뉴스 및 시사프로그램 통제의 수순을 밟기 위한 계산된 음모의 일환이라는 것은 이미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라며 "엄 사장의 중도 해임은 본격적인 'MBC 장악'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방문진 제1의 목적은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공영방송을 지키는 것"이라며 "제발 권력이 아닌 국민의 편에 서서 MBC를 생각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엄기영 사장에게도 "MBC와 국민이 인간 엄기영에게 오랫동안 베푼 애정을 귀히 여기고, 자랑스런 공영방송의 수장으로 당당하게 처신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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