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과 금강산 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사업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0일 육로로 평양 방문길에 오른다.
통일부와 현대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께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방북 길에 올라 평양 등에서 2박 3일간 체류할 예정이다.
이번 방북에는 현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현대U&I 전무와 실무자 1명이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지난달 30일 동해에서 월선했다가 북한에 나포된 '800 연안호' 선원들의 조기 송환 문제 등 남북 관계 현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 회장은 이번 방북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메시지를 받아오면 경색된 남북 당국 간의 대화 채널이 되살아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 회장은 2007년 11월 2일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 4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故) 정몽헌 전 회장 6주기 추모행사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을 만나 유씨 석방 문제 등 당면 현안을 협의하기 위한 자신의 평양 방문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고, 후속 절차를 거쳐 이번에 방북이 성사되게 됐다.
현대그룹은 9일 밤늦게 현 회장의 방북 승인을 통일부에 요청했다.
현 회장의 평양 방문이 성사되면 작년 2월 뉴욕필하모닉의 평양 공연 참석 후 1년 6개월 만이고, 통산 7번째 방문이 된다.
한편 현 회장의 평양 방문에 앞서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이날 오전 9시께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공단으로 향했다.
현 회장의 이번 방북으로 유씨 문제가 잘 해결되면 유씨는 8.15 광복절 이전에 북한 당국의 억류에서 풀려나 귀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북 소식통은 전했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유씨는 지난 3월30일 체제 비난과 여종업원에 대한 탈북 책동 등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된 이후 134일째 외부인 접견을 하지 못한 채 억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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